시민추진위 ‘민-관 공동 추진’ 제안… “인천공연은 서해평화의 상징”

2005년 인천에서 단일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북측 청년학생들.<인천투데이 자료사진>

[기사수정] 2018.09.19. 오후 2:40

인천시민들이 ‘가을이 왔다 인천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북측 예술단의 공연을 인천에서 개최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시민추진위는 인천시에 민관 공동 추진을 제안했고, 시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북측 예술단이 남측에서 펼칠 ‘가을이 왔다’ 공연은 지난 4월 남측 예술단이 평양을 방문해 선사한 ‘봄이 온다’에 대한 북측의 화답 공연이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측예술단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공연을 관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을에는 남측에서 ‘가을이 왔다’는 공연을 하기로 약속한 데서 비롯했다.

‘가을이 왔다’는 3차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10월이 되면 평양예술단이 서울에 온다. '가을이 왔다' 공연으로 남북 사이가 더 가까워질 것이다.”고 밝혔다

3차 남북정상회담에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10일 ‘인천통일+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개관에 맞춰 북한 공연단의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부탁했다.

조 장관은 개소식 직후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로 이동해 시설물을 점검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평양선언을 통해 두 정상이 ‘가을이 왔다’의 남측 공연을 약속한 만큼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평양의 ‘봄이 온다’ 공연 당시 남측 단장을 맡았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 중 10여 곳을 북측에 제안하고, 정상회담 이후 ‘가을이 왔다’ 개최에 관해 북측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천평화복지연대와 평화도시만들기인천네트워크, 서해5도평화수역운동분부 등은 ‘가을이 왔다’ 인천 개최를 위한 인천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인천 개최에 발 벗고 나섰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을 벌이겠다는 취지다.

시민추진위는 “인천은 북방한계선을 품고 있어 남북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를 위한 서해평화지대의 핵심 지역”이라며 “아트센터인천이 서해를 배경으로 건설된 만큼 ‘가을이 왔다’ 인천 개최는 서해평화의 상징이 돼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온 세계에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민추진위는 ‘가을이 왔다’ 인천 유치를 위해 인천지역 종교?시민사회?정당 등으로 추진위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추진위는 인천시에 민-관 공동추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추진위는 서명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뒤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추진위 관계자는 “인천의 경우 서해평화의 상징성이 큰 도시이자, 민간과 지자체의 남북교류의 저력이 살아 있는 도시이다. 인천은 2004년 남북이 우리민족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경기대회 때 남북 공동응원단을 운영했고 남북연환대회를 치렀다. 인천시는 국내 지자체 중 북측과 가장 활발하게 교류했다”며 “특히 인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다녀간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천시 또한 시민추진위와 공조로 ‘가을이 왔다’ 인천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가 정부에 인천유치를 제안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나서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남북관계 갈등과 군사적 긴장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인천에서 평화의 바람이 한반도로, 세계로 퍼져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가 공연장소로 제안한 아트센터인천은 송도국제도시에 있다. 면적 4만 9906㎡에 지하 2층, 지상 7층 1727석 규모로 지난해 12월 말 준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와 음향설비를 갖춘 오페라 극장으로 서울 예술의전당(2400석)과 롯데아트홀(2036석)에 이어 국내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