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 환대에, 문 대통령 ‘폴더’ 인사로 답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났다.(JTBC 화면 갈무리)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직접 맞이했다. 남북 정상이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만난 것은 18년만의 일이다.

평양 순안공항은 18년 전인 2000년 6월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난 장소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맞이했는데, 이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했다. 둘은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포옹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영접하는 데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이 수행했고, 수백명의 환영인파가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측의 파격적인 환대를 받았다. 의장대 사열을 맡은 김명호 조선인민군 육군 대좌는 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도열하였습니다”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북측은 환영의 뜻으로 예포 21발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도 파격적인 답례로 감동을 선사했다. 조선인민군 사열을 마친 문 대통령은 순안공항에 마중 나온 평양시민들과 직접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에 평양시민들은 환호로 답했고, 문 대통령은 공항을 떠나며 ‘폴더’ 인사로 다시 한 번 답례를 표했다.

북측의 파격적인 환대는 카퍼레이드로 절정을 이뤘다. 순안공항을 빠져나와 평양시내로 가는 길에 수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환영인파는 김대중 대통령 방북 때보다는 적었지만, 무개차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순안공항에서 출발할 때 김정숙 여사와 동승했던 문 대통령은 평양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인 서성구역 버드나무거리부터는 김정은 위원장과 동승했다.

문 대통령을 맞이한 환영인파의 물결은 순안공항~3대혁명전시관~영생탑~려명거리~금수산태양궁전을 거쳐 문 대통령이 방북 기간에 머물 백화원 영빈관까지 수 킬로미터에 달했다.

북측은 김일성 주석 시기 방북한 외국 대통령을 환영할 때 연도 행사를 자주 했다. 하지만 무개차 퍼레이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인 2001년 9월 방북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유일할 정도로 매우 드물다. 그만큼 북측이 문 대통령의 방북을 특별하게 여기고 예우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백화원 영빈관은 북한을 찾는 국가 수반급 외빈이 숙소로 사용하는 곳으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이곳에서 묵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옥류관에서 환영 오찬을 마치고 3시 30부터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오후 브리핑에서 “회담 의제의 순서가 정해진 것은 없다”며 “비핵화, 긴장 완화, 남북관계 개선 등의 의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날 회담을 마치고 나면 문 대통령은 목란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목란관은 국빈 전용 연회장 중 한 곳으로, 인민문화궁전과 더불어 최고급 연회장으로 꼽힌다.

목란관은 남북 대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줄곧 사용됐다. 2000년 6월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도 이곳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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