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동조합이 GM의 연구개발 투자 일환으로 신설법인을 세우는 것과 관련, 법인분리 계획이자 구조조정 음모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는 비토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음모를 규탄하며 산업은행은 비토권을 행사해야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GM의 한국 내 연구개발(R&D) 신설법인 설립이 법인분리 계획일 뿐이고 군산공장 폐쇄에 이은 또 다른 구조조정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인분리를 해도 회사 가치가 상승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해도 연구개발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노조는 경영 정상화와 관련한 합의에 전혀 없었던 법인분리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라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4일에 이어 조만간 이사회에서 법인분리와 관련한 의결이 진행될 예정이라 2대 주주이자 감시자인 산업은행이 반대 의견을 분명히 제시해야한다고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이미 유럽 쉐보레 판매법인을 없애 판매구조가 무너졌다”며 “그럼에도 연구개발부문을 떼어내는 법인분리를 계획하고 있는데, 계획이 관철되면 한국지엠은 생산부문만 남아 GM의 생산하청기지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된 상황에서 GM이 생산물량을 배정하지 않으면 한국지엠은 소멸할 수 밖에 없기에 법인분리 계획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기자회견 후 산업은행에 ▲GM의 이번 계획을 법인 신설로 보는지, 법인분리로 보는 지 ▲법인분리에 대한 산업은행의 입장은 무엇인지 등을 묻는 질의 서한과 지난 24일 진행한 이사회 논의사항의 전반적인 내용 공개 등이 담긴 요구서한을 전달했다.

또한 노조는 법인분리 계획 철회나 무산 때까지 산업은행 앞 무기한 1인 시위와 한국지엠 카허카젬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달 한국지엠은 올해 연말까지 연구개발 투자의 일환으로 디자인센터,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 관련부서를 분리하고 글로벌 제품개발업무를 전담할 신설법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신설법인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