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반환 미군기지 활용 방안<3>-경기도 반환 미군기지 활용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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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평미군기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2. 부산 미하야리야 부대 활용 계획
3. 경기도 반환 미군기지 활용 계획
4.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와
    활용   계획
5.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와
    합리적 활용 계획

주한미군은 한국 전체에 분포돼있으면서도 경기도에 집중돼있다. 반환공여지의 96%가 경기도에 있으며, 경기도 전체 면적의 51%가 현행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적용 대상이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인 의정부·포천·동두천시 등에 집중돼있다.

의정부시에 있는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한국전쟁 당시 전과를 올려 훈장을 받은 24사단 레드클라우드 상병을 기려 1957년 기지 이름이 붙여졌다.

동두천시 소재 캠프 케이시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비행기 사고로 추락한 케이시 소령의 이름을 땄고, 대구시의 헨리는 50년 안동지구에서 전투로 훈장을 받은 2사단 소속 헨리 중위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한국에 자리 잡은 대부분의 미군기지 이름은 이렇게 탄생했다.

▲ 미군의 전투헬기부대가 사용해 온 라과디아 미군기지 전경.
경기도 반환공여지 34곳 중 24곳 활용계획 수립

경기도 내 반환공여구역은 총 34곳으로 그 면적은 173㎢(5224만평)에 이른다. 이중 반환된 공여구역은 18곳(27㎢)이고, 향후 반환될 공여구역은 16곳이다. 계속 공여되는 미군기지는 17곳(62㎢)에 달한다.

경기도가 올해 4월에 확정·발표한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활용 계획에 따르면, 반환공여 구역 34곳 중 24곳이 활용계획이 수립된다. 다만 파주시 보니파스(0.14㎢) 등 10곳은 한국군이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들 지역의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동두천(H-200기지 외 5곳), 의정부(홀링워터 외 7곳) 등 북부권역을 통일시대의 예비공간으로 계획했으며, 남양주와 양평 등 동부권역은 안녕과 행복(wellbeing), 쾌적성(amenity)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지역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한 화성과 평택 등 남부권역은 국제적 산업과 문화 중심지역 서해안권의 국제적 교류와 문화, 휴양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반환된 18개 모든 미군기지 환경오염 확인

경기도는 2005년 2월부터 2007년 4월까지 환경관리공단과 한국농촌공사에 의뢰해 반환 공여구역 토양과 지하수, 폐기물, 지표수 등의 환경오염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7곳에서 토양이, 11곳에서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환된 모든 기지에서 오염이 확인된 것이다. 반환된 18개 미군기지(해상지역 제외) 중 8개 기지에서는 지하수에 기름이 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까지 반환된 18곳(전국 23곳)은 정화사업을 실시했으며, 이중 한국군이 사용할 예정인 5개소를 제외한 13개소는 환경오염을 치유해 지방자치단체에 매각된다.

경기도는 환경오염 정화가 완료된 기지를 우선으로 부지를 처분(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도가 예상하고 있는 반환 기지 매각 시점은 2010년이다.

하지만 미군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평택 이전 완료시점을 2∼3년 더 늦춰줄 것을 한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최근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경기도가 세운 반환공역구역 부지 매각 시점은 당초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최근 열린 연합토지관리계획(LPP) 특별분과위원장 정례협의에서 평택 이전에 필요한 연간 공사비용 6억달러 중 3억달러만 확보한 상태여서 2016년으로 예정된 동두천과 의정부 일대 미군 2사단의 평택 이전시기를 2∼3년 늦춰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동두천시와 의정부시가 수립한 미군기지 개발계획 추진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의정부시를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으로 개발

▲ 경기도 의정부시에 소재한 주한미군기지 분포도.
의정부시에는 캠프 홀링워터(23만 8000㎡·보급/숙소부대), 라콰디아(13만 7000㎡·물자지원), 에세이욘(30만 7000㎡·정보/교육), 시어즈(9만㎡·유류), 카일(14만 5000㎡·설비지원), 레드클라우드(83만 6000㎡), 스탠리(245만 7000㎡·헬기부대), 잭슨(164만 2000㎡) 등 8곳의 미군기지가 반세기 동안 점유해왔다.

LPP에 의해 홀링워터와 라과디아 등은 폐쇄됐지만, 나머지는 아직 반환되지 않았으며, 스탠리와 잭슨, 레드클라우드 등은 여전히 미군이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와 의정부시는 반환된 공여구역을 활용해 광역행정타운을 건설, 경기북부의 광역행정기능을 담당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의정부시 금원동 일대에 있는 캠프 에세이욘은 경기도 교육 2청사(5만㎡), 도서관(8000㎡)과 종합문화회관(1만 7000㎡), 레포츠공원(14만 6000㎡)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4년제 대학과 첨단연구단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설 내부는 외국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일부 시설을 보존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라과디아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체육공원(3만 9000㎡), 도서관(8000㎡), 도로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라과디아에는 미군 전투헬기부대가 위치해 있었으며, 경전철 통과로 주변지역과 단절돼 도로 연결로 의정부 시내의 교통 체증을 해소할 계획이다.

또한 의정부시는 캠프 사이즈를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36만 3365㎡)으로 조성할 계획을 갖고 검찰청과 경기경찰청 2청, 교육청 등 유치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아직 반환되지 않은 스탠리를 광운대학교 캠퍼스 부지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광운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일부 시설엔 종합체육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인근에 위치한 반환공여구역 주변지역인 뱃뻘 주거지역의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작은 규모의 캠프 잭슨은 외곽순환도로와 서울과의 접근성을 살려 미군시설과 지형적 특성을 적극 살려 예술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족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광수입 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국철인 의정부역에 위치해 군수물자를 공급해온 홀링워터는 도로와 공원, 광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홀링워터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도로와 공원, 광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사진 참조) 이는 의정부시 시민단체들의 반환운동과 시민공원 조성 운동의 결실이기도하다. 

▲ 캠프 홀링워터 미군기지.
홀링워터, 범시민운동으로 전면 시민공원화 쟁취

당초 국방부는 홀링워터의 지리적 특수성을 살려 공원과 상업시설로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반환 미군기지 문제해결과 홀링워터 전면 공원화 의정부 범시민운동본부’는 국방부의 상업시설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운동을 지난해까지 전개해왔다.

범시민운동본부는 당시 ‘사통팔달 장소인 의정부역과 인접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시민공원으로 조성하자’고 주장하며 김문원 의정부시장을 압박했고, 결국 의정부시도 이를 수용해 홀링워터 기지를 전면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당시 홀링워터 전면 공원화 운동과 함께 수도권 난개발을 부추기는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의 개정을 규탄하는 운동도 전개했다.

이들은 개정된 특별법으로 인해 수도권 집중을 제어하는 장치인 ‘개발제한구역’, ‘수도권정비법’, ‘농업진흥지역’ 등이 무력화 될 수밖에 없다며, 무분별한 개발을 부추기는 지원 특별법 개정에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했다. 특히 이들은 특별법 개정이 무분별한 개발을 초래해 수도권 2300만명의 식수원인 팔당상수원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푸른 터 맑은 의정부21실천협의회’는 2002년부터 미군기지 관련 각종 현안문제 조사와 함께 로컬거버넌스(local governance=지역의 협력적 네트워크) 기초 연구를 시작했다. 또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홀링워터 기지에 시민공원 조성 계획을 세우는 발 빠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이 기사의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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