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군기지 이전이 2016년 시작된다. 2017년이면 환경정화가 시작되고, 2018년이면 공원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그래서 군용철로 폐지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명확히 구분하자면, 지금 폐지를 요구하는 구간은 부평역에서 부개동, 일신동 3군수지원사령부로 이어지는 군용철로(이 구간도 주민들의 폐지 요구가 있어왔다)가 아니라 부평역에서 부평1동 동아아파트를 끼고 미군부대를 에워싸며 산곡동 우성ㆍ경남아파트를 돌아 3보급단으로 이어지는 총3.4Km 구간이다.

미군기지 반환 후 활용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의 오래된 논의 속에 이제 공원의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이곳은 작은 면적에 인구는 과밀한 부평구 한복판에 자리 잡은 금싸라기 같은 공간이다.

공원 면적만 약 44만㎡이고 활용되는 반환공여부지는 총60만 6615㎡에 이른다. 그런데 공원이 조성되면 우선 군용철로가 있는 부평1동 동아아파트 앞길이 확장되고 잘 보이지 않던 철로(길이 2010m)도 안쪽으로 이전해 재정비해야한다. 인천시가 처음 예측한 비용이 57억원에 이른다. 비용 문제만이 아니라 드디어 반환돼 조성하는 공원의 절반 구간을 한국군 군용철로가 에워싸는 셈이다.

인문학적 가치를 살려 보존하고 강원도쯤에서 볼 수 있는 관광형 철길로 변경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군용철로라는 용도를 폐기해야 그 어떤 활용도 가능하다. 결국 한 달에 한 번이든 1년에 몇 번이든 군용화물열차가 지나가는 군용철로이면 그 어떤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는 것이다.

군용철로가 지금처럼 유지되면 예산 낭비와 공원 가치 훼손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미군기지 이전과 동시에 추진되는 산곡동 우성아파트와 한신휴아파트 사이를 잇는 장고개길 도로 개설도 철로와 함께 건설돼야한다. 지금 부평동과 산곡동 구간의 군용철로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군용철로 폐지가 결정되면 필요 없는 도로 개통 구간은 걷어내는 것이 맞고, 그 외 구간은 공원 설계에 맞춰 필요한 가치를 판단하면 될 것이다. 그에 앞서는 것은 국방부의 군용철로 용도 폐기이다.

일본 조병창, 미군기지로 이어진 이곳이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다행히 모든 것을 허물고 산책로나 만들지는 않고 역사적 공간의 가치를 활용하는 공원이 될 전망이다. 지금 인천시의 조례기구인 시민참여위원회에서 시민대표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도 큰 위안이다.

그래서 이제 미군기지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보는 게 필요하다. 이미 열차 이외의 육상수송으로 대체됐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강원도 원주로 이전이 검토되던 한국군 보급부대의 전시 활용 목적 군용철로는 이제 걷어낼 때가 됐다. 도로 구간은 걷어내고 공원 구간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한다. 그것이 우리 삶을 풍부히 하는 인문학적 개발이다.

/신봉훈 부평미군기지반환활용자문협의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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