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조합원, 금융관련 추가 분담금 우려
조합ㆍ시공사 “심각한 상태로 보지 않아”

인천에서 두 번째로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시행된 부평5구역이 한동안 미분양 사태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부평5구역은 서울지하철7호선과 인천지하철1호선이 환승하는 부평구청역과 바로 인접해있다. 지하철로 여의도와 서울역, 강남역을 5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경인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부천시와 가까이 위치해 사업성을 높게 평가 받은 곳이다.

특히 인천에서 유일하게 삼성 레미안 브랜드의 공동주택이 건설돼 조합원들의 기대치가 높았다. 분양 물량도 18개 동(지하 3층ㆍ지상 33층) 1381가구로 많은 편이다.

이렇게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 부평5구역도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공동 시공사로 참여한 풍림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삼성물산이 풍림산업의 물량을 전량 인수한 후 분양가 20% 특별할인으로 분양하고 있다. 계약금 5%+5% 분납, 일부 세대에 한해 중도금 무이자 실시, 전용면적 84㎡형 3층 이하와 114㎡형 무이자 융자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 분양률이 예상외로 저조한 편이다. 조합과 삼성물산은 26일 현재 미분양 물량이 100여 가구라고 밝혔다. 지난해 초부터 분양을 실시해 중ㆍ소형 평형은 대부분 분양을 마친 상태지만, 대형 평형인 114㎡형 물량은 아직도 분양하지 못하고 있다.

부평5구역 분양을 시작할 때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던 때라 대형 평형의 미분양은 사실상 예견됐다. 때문에 조합원들 사이에서 조합과 시공사의 무리한 사업 추진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2010년 1월 입주를 시작한 부개 푸르지오도 158㎡형 230가구 중 일부가 몇 년째 분양되지 않아, 시공사가 골머리를 앓았다. 2억원을 넘게 할인해 분양했음에도 대형 평형은 분양되지 않았다.

<인천투데이>은 지난해 미분양 사태를 예고 보도(관련기사 421호 ‘부평 재개발 대형 평형 축소 분위기’)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부평5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본지의 보도가 비상대책위의 일방적 주장만을 반영했다고 항의했고, 미분양 위험 요소를 제거(=설계 변경 등)하지 않은 채 분양을 실시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도 당시 대형 평형을 줄이거나, 분양가를 조합에서 주장한 평균 3.3㎡당 1150만원이 아닌 1050만원대로 요구하기도 했다.

조합이 일부 조합원의 설계 변경과 시공사의 분양가 인하 요구를 무시하고 분양을 강행한 배경에는 당시 공동 시공사였던 풍림산업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뒤 늦게 나오기도 한다.

또한 미분양으로 인한 금융관련 추가 비용 발생이 예상되면서 일부 조합원은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합 관계자는 “114㎡형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다. 미분양에 대한 걱정은 없다. 미분양으로 인한 분담금이 생겨도 그것은 시공사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관리처분에 이미 분양가 20% 할인이 반영돼있다. 지금은 심각한 상태로 보지 않는다. (분양가) 추가 할인에 대해서는 조합과 의논해야할 상황이지만, 지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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