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처분 총회 거친 부평5구역 어떤 선택하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평지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들이 미분양 위험이 높은 대형 평형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한 때 ‘부동산 불패’ 시장으로 알려진 송도국제도시의 웰카운티 5단지 분양률도 한 자릿수에 불과해 분양이 전면 취소되는 등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는 조짐이다. 이런 분위기는 전국적으로 유사하지만, 국민임대평형(20~30대 평형) 분양은 꾸준한 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관리처분 변경 총회를 실시한 부평5구역 조합이 대형 평형을 그대로 유지해, 일부에선 대형 평형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조합들은 대형 평형을 줄이거나 없애고 선호도가 높은 국민임대평형을 늘리고 있다. 분양률을 높여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부평5구역은 최근 분양이 잘 되지 않는 대형 평형(114㎡형)이 227가구다. 몇 년 전에 분양을 시작한 부개 푸르지오의 경우 158㎡형이 수년째 분양되지 않아, 부평5구역도 미분양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부개 푸르지오의 경우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현재까지 158㎡형 230가구 중 일부가 미분양 상태다. 가구당 4억 8000만~5억 3000만원에 내놓고 있다. 처음에 113㎡형 이 4억 7000만원에 분양된 것을 감안하면, 시공사 입장에선 ‘마이너스’다.

십정3ㆍ부개3구역 중대형 평형 없애

십정3구역(십정동 422번지 일원 3만 4271㎡)은 2009년 10월 사업시행 인가가 고시됐다. 조합은 지난해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을 감안해 주택 평형 등의 변경을 추진 중이다.

십정3구역은 당초 총544세대 중 46세대를 142㎡형으로 분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42㎡형을 없애고 109㎡형과 85㎡형을 늘렸다. 정비계획 변경 추진으로 착공 시점이 늦어지지만, 분양률을 높여 조합원 부담 등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십정3구역 조합 관계자는 “정비계획을 변경해 세대수를 늘리고, 기부채납도 찾고, 용적률도 상향해 사업성을 높였다”며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을 감안한 합리적인 토지 이용계획으로 사업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개3구역도 사업시행 변경인가를 통해 123㎡형 36세대를 없애고 84㎡형을 대폭 늘렸다. 미분양 위험이 높은 대형 평형을 축소하고 국민임대평형을 늘린 셈이다. 조합은 총443세대를 분양할 계획이다.

부개3구역 조합 관계자 역시 “미분양 위험이 있는 중대형 평형을 없애고 선호도가 높은 국민임대평형을 늘려 분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설계 변경만이 살길이다”

부평5구역 일부 조합원들은 설계 변경만이 살길이라며 지난달 중순에 조합장 등 임원 해임 총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일반 분양가가 3.3㎡당 1230만원에서 1134만원으로 낮아져, 3.3㎡당 96만원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108㎡형의 경우 3100만원을 조합원이 추가 부담해야한다.

더욱이 이들은 114㎡형이 227세대인데, 미분양이 돼 조합원들에게 부담이 추가로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70%이상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가구당 1억 3000만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114㎡형을 없애고 28~30평형을 만들면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아, 조합원 분양가가 2억 4000만원에도 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인근 지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시장에 맞지 않게 중대형 평형이 많다. 팔리지 않을 물건을 만들어 놓고 판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부평5구역도 국민임대평형 중심으로 분양하면 미분양 공포도 덜게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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