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풀뿌리시민운동과 지역공동체 활성화(3)
사회적기업 인증받은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
2019년 서흥초 학생·교직원·학부모·지역사회 함께 설립
목공공예로 시작해 도예·원예·생태환경 등 다양한 활동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

<인천투데이>는 인천시민재단과 함께 2024년 연중기획으로 인천에서 풀뿌리시민운동을 하며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를 소개하려고 한다.

인천시민재단은 매년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노력한 공익활동 단체를 선정해 풀뿌리시민운동상을 시상하고 있다.

풀뿌리시민운동상 시상 단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박한 사회 안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친 단체를 소개하며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인천 동구 송림동에 소재한 서흥초등학교에는 목공실이 있다.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이 목공실을 운영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2019년 서흥초교의 학생·교직원·학부모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마을활동가들이 함께 설립했다.

행복배움학교(현 결대로자람학교)로 운영 중이던 서흥초교에 목공실이 구축돼있었는데, 당시 교장이던 김지국 교사가 타학교로 옮기게 지역에 목공실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고민이었다.

이에 교장, 학부모회, 마을활동가가 인천시교육청의 학교협동조합 설립 관련 연수를 들으며 함께 목공실 활성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후 교사, 학부모, 마을활동가가 직접 비용 80만원을 내면서 목공 강의를 들었고 2019년 창립총회를 거쳐 같은해 7월 31일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후 준비를 거쳐 같은해 9월부터 서흥초교에서 목공수업을 시작했다.

2019년 7월 창립, 9월부터 목공수업 시작
2020년 5월 인천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하는 목공수업에 참여한 서흥초교 학생들.(사진제공 협동조합)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하는 목공수업에 참여한 서흥초교 학생들.(사진제공 협동조합)

이후 10월에 직원 1명을 채용하고 목공수업과 함께 11월부터는 창영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하는 한평 쉼터 제작사업도 진행했다. 한평 쉼터 제작사업은 다리가 불편한 노인이 쉴 수 있게 횡단보도 인근 등에 의자를 설치하는 사업을 말한다.

2020년 5월에는 인천의 학교협동조합 최초로 인천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가를 받았다. 2020년에도 한평 쉼터 제작사업에 참여했고, 지역에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다가구주택에 나무로 우편함을 만드는 사업도 진행했다.

인천광역자활센터의 일자리 지원사업으로 목공강사 양성사업을 하며 10명과 함께 5개월 간 했다. 이러한 활동 덕에 2020년 11월에 인천시민재단으로부터 풀뿌리시민운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1년부터는 목공강사 양성사업 뿐 아니라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재)인천테크노파크 등으로 다양한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활동폭을 넓혔다. 동구에 소재한 초교 7곳에서 목공교실을 운영도 시작했다.

2022년부터는 인천시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의 목공수업을 위탁운영하고 있고 성인과 가족, 교사 대상 목공수업도 지속하고 있다.

목공 이어 도예·원예·생태환경·진로체험·숲체험교육 등 융합교육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하는 자원순환 텃밭 활동에 참여해 수확한 배추를 들어보이고 있는 서흥초교 학생들.(사진제공 협동조합)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하는 자원순환 텃밭 활동에 참여해 수확한 배추를 들어보이고 있는 서흥초교 학생들.(사진제공 협동조합)

협동조합은 목공수업과 목공강사 양성사업 뿐 아니라, 도예교육과 원예교육, 생태환경교육, 진로체험, 숲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주 수입원은 목공수업으로 자체 인건비와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고, 다른 사업은 담당 강사들이 따로 있다. 도예교육을 위해 목공실에 가마를 설치했고, 원예나 생태환경교육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강사가 도움을 주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모두 환경 문제와 관련이 있는 교육으로 융합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흥초교의 경우, 연간 수업을 짤 때 항상 협동조합의 교육이 포함된다. 수학에서 각도를 배우고 목공실에 와서 목공수업을 배우며 45도, 90도 나무를 자르고 직접 책꽂이 같은 것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장수경 협동조합 대외공헌팀장은 “4학년 과정 중 각도를 배우는 게 있는데 수학 수업을 하고 목공을 하며 각도를 실제로 배우고 그렇게 만든 작품으로 미술수업을 한다”며 “이후에는 자원재순환 교육까지 할 수 있다. 서흥초교는 연간수업을 설계할 때 항상 협동조합의 팀장을 초대해서 사전에 협의하고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마을로 나가서 활동하는 것도 많은데, 시장을 탐험하는 활동, 목공으로 가족 액자를 만들어서 가족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 도예 수업을 해서 화분을 만들어 화분에 나무를 심는 활동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네의 홍반장 같은 다양한 사회 공헌활동 펼쳐
취약계층과 경력단절 여성에게 꿈이 되는 기업

장수경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 대외공헌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수경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 대외공헌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동네의 홍반장처럼 지역주민들이 찾고 있다. 특히 직원들이 집수리와 인테리어 기술도 배우면서 이런 일이 늘었다.

취약계층이나 노인들이 집 문짝이 잘 안맞거나 하면 고쳐달라고 목공실을 찾아오는 것이다. 의자를 고쳐달라거나 의자를 고쳐달라는 일도 있다. 집수리와 인테리어 기술을 습득하고 난 뒤에는 깨진 타일을 보수해주거나 물이 안나올 때도 주민들이 찾는다.

이에 협동조합은 아예 인근 동행정복지센터에 돈이 부족해서 이런 수리를 하지 못하는 집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전달한 상태이다.

2023년 7월에는 집수리와 인테리어 종목을 추가해 정관을 변경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후 9월에는 인테리어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고, 10월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학교협동조합 중 사회적기업으로 인가를 받았다.

장수경 대외공헌팀장은 “사회적기업까지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일자리 지원 자금이 재정 적자를 충당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취약계층과 경력단절 여성들을 고용해 목공 교육과 숲체험 강사활동을 지원하고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의 목표이자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사회적기업을 비롯한 사회적경제 지원 예산을 삭감하면서 예전에 비해 수업이 많이 줄었고 이에 직원들이 수업이 있을 때만 나오고 각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함께 나누고 성장하며 공동체성 회복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5년과 10년을 마을에서 성장하고 서로를 성장시키는 기업, 누구든 목공실을 찾아와 함께 배우고 서로를 치유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하는 목공수업에 참여한 여성과 작품들.(사진제공 협동조합)
서흥꿈세움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하는 목공수업에 참여한 여성과 작품들.(사진제공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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