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풀뿌리시민운동과 지역공동체 활성화(2)
22년 간 다양한 복지활동 펼쳐온 (사)나눔과함께
2016년부터 노인 복지 집중, 노년 위한 도서관 운영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

<인천투데이>는 인천시민재단과 함께 2024년 연중기획으로 인천에서 풀뿌리시민운동을 하며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를 소개하려고 한다.

인천시민재단은 매년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노력한 공익활동 단체를 선정해 풀뿌리시민운동상을 시상하고 있다.

풀뿌리시민운동상 시상 단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박한 사회 안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친 단체를 소개하며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사회복지는 시혜가 아닌 권리고 존재해야 하며 보편적 복지가 돼야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2002년 2월 창립한 사단법인 나눔과함께(이사장 한상욱)는 인천지역에서 22년간 다양한 복지영역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2016년부터 노인 복지에 집중해 활동하고 있다. 나눔과함께의 활동은 인천지역에 나눔 실천문화를 확산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중산층이 무너지고 지역복지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인천 곳곳에는 아동 방임 문제 해결과 급식이 필요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시작됐다.

2010년 11월 열린 ‘행복한 부평 나눔장터’의 모습.(인천투데이 자료사진)
2010년 11월 열린 ‘행복한 부평 나눔장터’의 모습.(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아동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가 생겼고,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활동, 지역주민 건강검진 사업이 시작되면서 비영리 단체들이 설립됐고 이들을 통합할 수 있는 단체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 회의가 2002년 1월 개최된 후 같은해 2월 2일 나눔과함께 창립총회가 열렸다.

나눔과함께는 의료현장, 교육현장 등에서 일하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사진을 꾸리고 지역아동센터, 독거노인 도시락배달센터, 장애인자립센터 등 이미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관기관과 연계해 사업을 집행하는 사무국을 두었다.

이사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개발과 복지정책연구 활동, 연구사업을 추진했고 사무국은 지역행사와 자원봉사자 연계 등 실무를 맡으며 운영됐다.

나눔과함께의 주요사업은 지역주민이 스스로 인권을 지키며 존엄하게 살 수 있게 하지 위한 지역복지사업, 노년이 되도 사회구성원으로 존엄하게 살아살 수 있게 하는 노인복지사업과 노인교육사업, 노년을 준비하는 예비노년사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초창기 나눔과함께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위한 현장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 지역주민 무료진료사업, 사회복지사 연수 프로그램 운영, 어린이날 큰잔치 ‘어깨동무내동무’ 공동 주관, 독거노인 결연 방문과 도시락 배달 등을 진행했다.

‘건강엑스포’ ‘나눔장터’ 등 활동은 나눔 실천문화 확산 기여

2005년 열린 인천시민 건강엑스포 행사의 모습.(인천투데이 자료사진)
2005년 열린 인천시민 건강엑스포 행사의 모습.(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나눔과함께는 인천지역의 나눔 실천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특히 크게 기여한 사업 중 하나는 ‘인천시민 건강엑스포’이다. 2003년 10월 첫 건강엑스포가 열렸다.

건강엑스포는 지역의료보험 가입자들의 건강 검진과 질병 예방을 위한 정보 나눔을 하는 행사로 경인교육대학교, 인천시의료원, 건강과나눔(당시 참의료실천단)이 함께 진행했다.

건강엑스포는 나눔과함께의 초기 발기인 중 의료진이 많아 예방의학, 치과, 이비인후과, 한방 등 다양한 전문의가 참여해 주로 병의원이 부족한 지역을 찾아 진행했다. 계양구에서 시작한 후 연수구, 부평구, 남동구로 점차 확산됐다.

2004년 10월 부평구청 앞마당에서 처음 개최된 ‘행복한 부평 나눔장터’는 재활용과 나눔을 실천하는 행사로 시민들이 안쓰던 물건을 가져와 판매를 하고 판매한 수익금 중 일부를 기부하는 것이다.

나눔장터에서 기부받은 수익금 일부는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데 사용했다. 나눔장터는 10년 간 운영됐는데,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됐다.

이 두가지 행사는 인천에 새로운 공동체 문화 바람을 일으켰으며 나눔 실천문화도 확산되게 했다. 나눔장터 참가자들의 수익금 기부 뿐 아니라 건강엑스포에 참여한 미용실 주인은 무료로 이·미용을 제공하고 산악회 회원들은 차량이동봉사에 참여하는 등 나눔 실천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개설과 장애인식 개선활동 등도

2023년 열린 미리 준비하는 슬기로운 노년생활 행사의 모습.(사진제공 나눔과함꼐)
2023년 열린 미리 준비하는 슬기로운 노년생활 행사의 모습.(사진제공 나눔과함꼐)

또한, 나눔과함께는 인천에 사회복지학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했다. 인천은 사회복지학과 부족으로 지역과 대학이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복지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나눔과함께는 토론회를 개최해 인천대학교에 사회복지학과를 개설해야하는 중요성을 알렸으며, 이후 2006년 3월 인천대에 사회복지학과가 개설돼 지역에 사회복지사 수급과 사회복지 연구에 많은 교수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장애인복지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을 수용하는 복지가 아닌 자립하는 복지가 돼야한다는 인식 개선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은 급식이 아니라 당당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행복한 밥상’이라는 이름의 식당을 사회적기업으로 만들어 운영했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유튜브가 없던 시절 건강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한달에 한번 건강 강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16년부터 노인복지활동에 집중
노년 특화 ‘춤추는달팽이도서관’ 운영
올해 사회복지시설 위수탁 사업 도전 계획

2023년 진행한 ‘글과 그림으로 엮는 어르신 이야기 보따리’사업에 참여해 만들어진 그림책.(사진제공 나눔과 함께)
2023년 진행한 ‘글과 그림으로 엮는 어르신 이야기 보따리’사업에 참여해 만들어진 그림책.(사진제공 나눔과 함께)
2023년 열린 ‘글과 그림으로 엮는 어르신 이야기 보따리’사업의 북콘서트 모습.(사진제공 나눔과함께)
2023년 열린 ‘글과 그림으로 엮는 어르신 이야기 보따리’사업의 북콘서트 모습.(사진제공 나눔과함께)

나눔과함께는 2016년부터는 노인복지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2005년 부평노인복지센터(현 부평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운영을 시작한 후 경제·신체·정신·사회적 이유로 일상생활 유지가 곤란한 복지사각지대의 취약·위기 노인을 대상으로 전문사례관리를 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상담, 자원 연계, 일상생활지원 등의 서비스를 통합·연속적으로 제공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예방적 복지를 실현하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부평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와 함께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요양서비스도 하고 있다.

노인복지활동과 함께 ‘노년’을 위한 ‘춤추는달팽이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현재 최선미 사무국장이 나눔과함께에서 일하기 전 청천동과 산곡동에서 10년 넘게 운영됐던 달팽이도서관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2017년 폐관의 위기를 맞았으나, 최 사무국장이 나눔과함께에서 일하게 되면서 도서관도 함께 나눔과함께 공간에 들어오게 됐다.

마을공동체를 꿈꾸며 오랜 기간 운영했던 도서관이라 ‘달팽이’라는 이름을 버릴 수 없어 살리기로 했다. 또한 노년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하기 위해 달팽이라는 이름에 붙일 단어 공모를 해 ‘춤추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됐다.

‘달팽이’가 느릿느릿하지만 역동적인 ‘춤추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노년 특화도서관에 딱 맞는 이름이 됐다. 국내 어디에도 노년 특화 도서관은 없다. 춤추는달팽이도서관은 노인들의 인생을 글과 그림으로 엮어 그림책으로 만들어 북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이렇게 진행한 ‘글과 그림으로 엮는 어르신 이야기 보따리’사업은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모집해서 시범 운영을 한 후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하게 됐다. 노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글로 쓰고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며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사연의 노인들이 참여하며 내용이 풍성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북콘서트도 진행했다.

나눔과함께는 올해 사회복지시설 위수탁 사업에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최선미 나눔과함께 사무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선미 나눔과함께 사무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선미 나눔과함께 사무국장은 “나눔과함께의 시작부터 함께 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지역사회 안에서 활동하면서 나눔과함께가 건강엑스포와 나눔장터 등을 진행하며 인천지역의 나눔 실천 문화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해 왔던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노인복지에 집중하면서 도서관에서 진행한 ‘어르신 이야기 보따리 사업’은 어느 사회복지기관이나 도서관에서도 볼 수 없는 활동으로 향후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 사회복지시설 위탁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활동해온 것을 전문 시설에서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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