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한·중 항로 전면개방 합의했지만 계속 차질
2019년 재차 합의 코로나19로 이행계획 논의 불발
미뤄진 한중해운회담 5년 만에 열릴까 해운업계 관심
항로개방 인천항 물동량 창출과 신규항로 개설 도움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한·중 해운회담이 지난 2019년 개최 이후 여전히 중단되고 있다. 한중 카페리와 항공편 여객 운송이 재개된 지난해부터 다시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감감무소식이다.

직전 회담까지 한국과 중국은 컨테이너 항로 전면 개방과 카페리 항로 추가 개설 등을 합의한 바 있다. 기존에 합의한 내용의 세부사항을 결정하고 이행하기 위해 한중해운회담 재개 필요성이 제기된다.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모습(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모습(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한중 항로 완전개방 2012년 해운회담서 이미 합의

한중해운회담은 양국이 지난 1992년 수교한 후 우호관계 증진과 호혜평등 원칙에 따라 시작했다. 2000년대 글로벌 해운시장이 확대되면서 양국은 점진적으로 항로 개방 확대를 추진했다.

과거 2005년 제13차 해운회담에선 컨테이너 항로의 경우 2009년, 카페리 항로의 경우 2012년까지 완전 개방할 것을 합의했다. 하지만 2008년 9월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가져온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개방시기가 매해 늦춰졌다.

이후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되면서 한중해운회담에서 항로개방 확대 의제가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2016년 8월 제24차 해운회담에서 양국은 인천~다롄·웨이하이, 군산~스다오 항로 카페리 추가 투입과 컨테이너항로 신규 개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8년 1월 제25차 해운회담에선 한중 항로 점진적 개방을 위해 필요한 기준과 시기를 민간협의체(한중카페리협회와 황해정기선사협의회)가 방안을 마련한 후 양국 정부가 추후 논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어 2019년 7월 해운회담에선 한중 컨테이너항로 개방을 위한 세부방안을 합의했다. 우선 기존 컨테이너 항로는 화물운송률(선적수량/선복량, 컨테이너선의 화물운송 수요 대비 공급량 확인에 적합)을 적용해 컨테이너선 추가 투입을 결정하되 세부기준은 추후 회담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규항로의 경우에는 기존 항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전제하에 양국 민간협의체(한중카페리협회·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정부가 협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전경 (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전경 (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항로개방 확대 시 컨테이너서비스 다양화...카보타지 논의 필요

지난해 346만TEU를 처리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인천항 물동량 가운데 국가별 비중을 보면 60% 이상이 중국이다. 그만큼 한중 항로개방이 확대되면 인천항 물동량을 견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컨테이너선만 다니는 인천~상하이·닝보 항로에 카페리를 투입하는 것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또 카페리항로는 있으나 컨테이너항로는 없는 인천~잉커우·친황다오·스다오·롄윈강 등에 정기 컨테이너항로 개방도 논의 대상이다.

아울러 지난 2004년 카페리항로가 있지만, 컨테이너항로를 제한적으로 개방한 인천~단둥·다롄·톈진·옌타이·웨이하이·칭다오 등에 정기 컨테이너항로 개방을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제한적으로 항로를 개방한 지역들은 독점적 지위를 얻은 양국 선사들 외에 화물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향후 컨테이너 항로가 완전 개방될 경우 여러 선사들이 다양한 노선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인천항 카보타지(Cabotage, 외국적선의 자국 연안수송 금지) 제한 해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난 2022년부터 상하이항과 북중국 주요 항만 3개(칭다오·톈진·다롄)에 대한 카보타지 제한을 올해까지 시범적으로 해제한 바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박은 선복량을 채우기 위해서도 주요 항만에 다양하게 기항할수록 효율적이다. 이처럼 다방면으로 노선이 개발되면 한중 무역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여러 항만에 다양한 물동량을 창출 할 수 있다. 인천~미주 노선 활성화와 인천~유럽 노선 신규 개설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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