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하부 전선 소실로 3800세대 한때 정전 피해
전신주 설치로 화재 19시간 만에 전령망 임시복원
교량 내구성 진단 2~3주 소요 결과 후 정식복원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선재대교 화재로 한때 끊겼던 전력케이블 임시 복구가 완료됐다. 현재 전력공급에는 차질이 없으나, 교량 하부에 설치하는 정식복구는 한 달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옹진군과 한국전력 취재를 정리하면, 지난 15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소실된 전력케이블 임시 복구를 완료했다.

15일 새벽 옹진군 영흥면 선재대교 하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제공 인천소방본부)
15일 새벽 옹진군 영흥면 선재대교 하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제공 인천소방본부)

화재는 지난 15일 새벽 12시 17분께 옹진군 영흥면 선재대교 하부에 가건물로 지어진 어촌마을 체험도구 보관창고에서 발생했다. 불은 주변에 설치된 지름 10cm 고압 전력케이블(2만29000V)에 옮겨 붙었고, 이 중 길이 약 50cm가 소실됐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영흥면 일대 전체에서 정전이 발생해 3798세대가 피해를 입었다. 냉장·냉동 시설을 가동하지 못한 가구와 식당의 피해가 발생하고, 금융전산망 가동이 멈추는 등 지역 살림이 마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는 내륙 변전소 전력을 선재도와 영흥도까지 공급하는 유일한 통로가 연륙교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흥도엔 영흥화력발전소가 있지만,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전압이 높아 내륙 변전소로 보낸 뒤 다시 공급받는다.

한전은 선재대교 화재구간 옆에 전신주 3개를 세워 끊긴 전력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력망을 화재 발생 19시간여 만에 복원했다. 현재 영흥도 내 전력공급은 원활한 상태이며, 교량으로 차량이 정상적으로 통행하고 있다.

한전은 교량 하부로 불이 번지면서 강박스 내부에 설치된 전력케이블이 고온을 이기지 못하고 훼손된 것으로 파악했다. 전력케이블은 난연성 폴리염화비닐(PVC) 재질로 만들어졌지만, 거센 불길을 견디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선재대교 전경.(사진제공 옹진군)
선재대교 전경.(사진제공 옹진군)

기존대로 교량 하부 강박스에 전력케이블을 심는 방식으로 정식복구하려면 교량 하부 내구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에 옹진군은 불에 그을린 교량 소재를 일부 채취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내구성 조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2~3주가량 후에 나온다.

교량하부가 일부 훼손된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 옹진군은 정밀안전진단 후 교량보수공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전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별도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옹진군은 각 섬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상황에 대비해 소형 비상 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백령·대청·연평도 대피소에는 50~75kW 규모의 자가 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불길이 번진 교량 부분을 볼 때 당장 육안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혹시 몰라 내구성 진단을 의뢰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교량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전력케이블을 복원할 것이다. 이와 함께 비상발전기 설치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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