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장 시절 사업자에게 ‘도움’ 약속
“데이터센터 건립, 한국전력 허가 돕겠다”
김진용 “어떤 편의를 제공할 것 약속 안해”

인천투데이=김현철·박규호 기자│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인천경제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사업자에게 편의를 제공을 약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청장은 지난 6월께 청라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사업자 A씨에게 한국전력의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대규모 컴퓨터 서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 저장·보안시설인 데이터센터가 최근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 확산으로 시설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지난 2022년 9월 기준 147개였던 국내 데이터센터 수가 오는 2029년 637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린다. 2029년 데이터센터 637개 운영에 필요한 예상 전력량은 41GW에 달한다. 이는 신형 원전(1.4GW)약 30기분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향후 데이터센터 시장을 감안하면 50GW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수도권에 설립한 데이터센터가 전력 계통에 지나친 부담을 안길 것을 감안해 ‘전기산업법 시행령’을 수정했다. 5MW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전력 계통 신뢰도와 품질에 영향을 줄 경우 한전이 전기 공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근거를 담았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는 인천에서도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는 만큼 한전은 청라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A씨도 한전이 데이터센터 건립에 난색을 표하며 사업이 어려워졌고, 김 전 청장이 나서 A씨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

김 전 청장은 인천경제청이 청라에 추진 중인 개발 사업과 A씨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와 연계하면 한전의 허가를 받기 쉬워질 것이라고 A씨를 설득했다.

A씨가 김 전 청장의 도움 약속을 고사하고,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 추진도 불투명해졌지만 김 전 청장이 인천경제청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특정 사업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이에 김 전 청장은 <인천투데이>와 통화에서 "청라테이터센터 건립 사업을 위해 사업자에게 어떠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전혀 없다"며 "청장 재임 시 공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을 뿐 개인적으로 약속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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