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국 산하 지방공기업·출자출연기관 등 중간조직 13개
올해 1월 인천시 강도높은 공공기관 구조조정 선언 위배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이 산하 중간조직 확장을 예고했다. 이미 문체국 산하에는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등 중간조직이 13개 있는 상황에서 추가 확장을 예고한 것이라 비판이 나온다. 

7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 산하 중간조직(지방공기업, 출자·출연기관, 사업소, 사업소 산하 중간조직 등)은 13개로 파악됐다.

인천시청사.(사진제공 인천시)
인천시청사.(사진제공 인천시)

중간조직과 사업소는 필요할 수 있지만 이미 중간조직이 13개에 있는 상황에서 2개를 더 신설할 예정이라 조직 방만성에 대한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시 문체국 산하 지방공기업은 인천관광공사가 있으며, 출자·출연기관은 인천문화재단이다. 사업소는 3곳으로 ▲인천시립박물관 ▲인천문화예술회관 ▲미추홀도서관이다.

여기에 인천시립박물관 산하 조직으로 ▲검단선사박물관 ▲한국이민사박물관 ▲인천도시역사관 ▲송암미술관 등 4곳이 있다. 

미추홀도서관 산하 중간조직은▲청라호수도서관 ▲청라국제도서관 ▲영종하늘도서관 ▲마전도서관 등 4곳이다. 시 문화체육관광국이 직·간접적으로 관리하는 중간조직만 13개인 것이다.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 중간 조직 더 확장 예고

그런데 이달 21일 시 문화체육관광국은 유정복 시장 주재로 열린 2024년 주요업무보고에서 조직을 더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국이 확장하겠다고 밝힌 중간조직은 ▲인천시사편찬원 ▲아트센터 인천·인천문화예술회관·트라이보울 관리 통합법인이다.

먼저 시는 내년 2월 인천시사편찬원 설립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운영한다. 이후 시사편찬원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고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내년 11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인천문화예술회관과 아트센터 인천, 트라이보울을 관리할 통합법인을 설립해 정책 발굴한다는 계획도 있다.

중간조직 확대, 지난 1월 공공기관 구조조정 전면 부정

그런데 시 문화체육관광국 산하 중간조직 확대 계획은 시가 지난 1월 발표한 공공기관 효율화를 부정하는 것이다.

시는 산하 공공기관 174개를 대상으로 조직 통폐합, 인력 재배치, 예산 효율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선언했는데 정반대로 가는 셈이다.

시는 올해 1월 11일 민선 8기 공공기관 서비스 질 향상 등을 위해 ‘시 산하 공공기관 혁신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당시 시는 ▲공공기관 재무건정성 확보·자산건전화 추진 ▲유사·중복 기능 센터 효율화 등을 계획했다.

이 중 유사·중복 기능 센터 효율화 방안은 시 산하 중간지원센터 148개 중 10개를 통폐합하고, 기능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조조정을 선언한 뒤 불과 1년도 안돼 중간조직을 확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재원 마련 의문·중간 조직 전문인력 기반 부족” 지적

이와 관련 인천문화역사계에선 중간조직 확장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인천 내 전문 인력 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확장 추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태 사단법인 인천사연구소장은 “인천시시사편찬원 설립을 위한 인천 내 기반이 뒷받침 되는지 모르겠다”며 “재원 마련 문제부터 중간조직을 담당할 연구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역사편찬원을 모티브로 인천시사편찬원을 추진하는 것 같은데 서울시는 서울역사편찬원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며 “인천시가 그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의지로 진행하는 것인지 묻고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천엔 인천사를 연구할 수 있는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며 “필요하다면 설립해야겠지만 이를 위한 연구 인력 확보도 만만치 않은 과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화예술 분야는 자율성과 창의성이 중요한 분야"라며 "시 조직으로 운영되다보니 전문성이 부족하고 문화예술 분야 기획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 분야에서 풍부한 기획과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이번 조직 확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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