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
문영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

인천투데이|얼마 전 많은 사람들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공감이 된다” “너무 이해되고 슬프고 착한 사람들이 정신과에 간다는 말에 공감” “내 얘기 같아서 내가 저 때 저 질병일 수 있겠다” 등의 공감하는 댓글을 쓴 것을 봤다.

드라마를 보며서 공감이 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직장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한없이 쪼그라들던 환자의 모습이었다. 아마 많은 직장인들은 자신의 처지와 이 장면이 같아서 공감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난 10월 4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신의 일터에서 투신을 한 고 김경현 사회복지사는 본인이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들을 돕는 활동지원사 팀장이었다.

그가 작성한 유서에는 단체 대표와 이사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요. 너무 지치고 힘들고 피곤하네요”라고 적혀 있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7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가해자의 사과도 관리·감독 기관의 책임 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 목숨을 내놓아도 바뀌지 않는 노동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지난 13일 국회에서는 ‘직장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2022년 산재 자살 현황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직장인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첫 번째가 바로 ‘직장 내 괴롭힘’이었으며, 10명중 3명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산재 신청한 85건 중 ‘극단적 선택’으로 승인된 건수는 39건으로 승인되는 경우가 절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전체 산재 승인율이 90%인 점을 감안하면 극단적 선택이 산재로 인정받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의미이다.

지난 10일 직장갑질119가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국내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모두 359명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 153명(15.3%)은 폭행·폭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직접적인 폭력에 노출된 셈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살기 위해 들어간 직장에서 더 이상 이렇게 안타까운 죽음을 방치하면 안 된다.

지금도 인천시청 앞에선 ‘고 김경현 사회복지사의 직장 내 괴롭힘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 문화제가 고인을 추모하면서 매일 진행되고 있다.

인천지역의 시민사회·노동·장애인·종교·사회복지·정당 등 45곳이 모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그 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관리·감독 기간인 인천시와 연수구, 그리고 중부고용노동청이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제2, 제3의 김경현이 나오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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