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태원 참사, 30일 인현동 참사 현장 방문
“피해자 권리 증진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필요”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4.16생명안전버스가 1999년 10월 30일 발생한 인현동 화재 참사 24주기와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인천을 방문했다.

4.16재단과 (사)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인현동 화재 참사 24주기와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4.16생명안전버스가 29일과 30일 이틀간 각 참사 현장을 방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재원 인현동화재참사 희생자 유족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 4.16재단)
이재원 인현동화재참사 희생자 유족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 4.16재단)

4.16생명안전버스는 재난 참사 피해자와 시민들이 함께 만든 지역 순회 버스다. 재난 피해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논의를 공론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생명안전기본법은 헌법의 가장 중요한 기본권인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 등이 어떤 의무를 다해야 하는지, 시민에겐 어떤 권리가 있는지 등의 기본사항을 규정한 법이다. 

4.16생명안전버스는 먼저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을 방문해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여했다. 이태원역 1번출구부터 서울광장 앞 세종대로까지 시민들의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또한 4.16생명안전버스는 30일 인천 중구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을 찾아 ‘인현동 화재참사 24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인현동 참사 피해가족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부평구 소재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도 방문했다.

4.16재단은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159명이 한순간에 숨졌다. 어느덧 참사 1주기를 맞이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진실도 밝혀지지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현동 화재 참사 역시 불법 영업, 지역 공무원 부패와 유착 등으로 학생 수십명이 희생된 참사였으나 관련 공무원들은 실형을 선고받지 않았다”며 “참사가 일어난 지 24년이 지났으나 유가족들의 시간은 멈춰져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현동 화재 참사는 1999년 중구 인현동 4층 상가 건물 소재 2층 호프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중·고등학생을 비롯해 36명이 사망하고 78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학생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였으나, 사고 장소가 호프집이라는 이유로 언론은 이들을 ‘술 마시는 불량 학생들’로 호도해 비난 여론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정치권과 여론으로부터 외면 받으며 치유될 수 없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이태원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 골목에 수십만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총 158명이 숨지고 196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참사 당일 경찰은 1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이태원에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인력을 적게 배치했고, 신고를 접수하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참사’ 대신 ‘사고’를, ‘희생자’ 대신 ‘사망자’란 단어를 쓰게 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 중 어느 곳도 이태원 참사를 책임지지 않고 있으며, 진상규명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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