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언론 보도로 외벽 철근 30% 누락 드러나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공 중인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외벽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발견됐다. 건설노조는 부실시공 원인 규명과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지난 4월 LH가 시공한 검단신도시의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등으로 붕괴 사고가 발생한 뒤 불과 몇 개월이 안돼 다른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실이 또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아파트의 경우 외벽 철근이 누락된 것이라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 검단사업소 앞에서 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 경인건설지부 관계자들이 철근 누락 아파트의 원인 규명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경인건설지부)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 검단사업소 앞에서 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 경인건설지부 관계자들이 철근 누락 아파트의 원인 규명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경인건설지부)

지난 25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정리하면, 2025년 6월 입주를 목표로 LH가 시공 중인 검단신도시 내 한 벽식구조 아파트에서 외벽 철근 30%가 누락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아파트는 20층 규모로 전체 13개 동 가운데 4개 동에서 철근이 누락됐으며 철근이 빠진 지점은 지하 벽체 부분 6군데였다. 벽식구조 아파트는 기둥 없이 벽이 위층 수평구조(슬래브)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로 아파트 건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구조이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검단신도시 주민들은 “LH가 4월 발생한 철근 누락 사건 후 제대로 전수조사를 했다고 했는데 이렇게 계속 발견되는 것은 국민을 기만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관련자는 모두 처벌하고 LH를 해체해야 한다”는 등의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경인지역본부 경인건설지부는 26일 LH 인천 검단사업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근 빠진 아파트는 건설 현장인가 고물상인가, 건설노동자와 시민 안전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경인건설지부는 “올해 4월 29일,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신축 현장의 지하 주차장이 무너진지 5개월이 지났는데, 지난 25일 검단 LH 현장에 또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번 사고는 지난 사고보다 더 심각한 주동부 외벽 철근이 누락됐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H와 건설업체는 10층 이상으로 건물이 올라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알면서도 보강을 하면 된다는 식으로 밝히고 있다”며 “5개월 전 검단 안단테 지하 주차장 붕괴 사건 이후에도 이 현장의 부실 시공이 계속 진행 중이었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보도를 보면, LH는 부실시공 문제를 보고 받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보강 작업만 지시했다고 한다”며 “본인들의 잘못을 감추기에만 급급했다면 LH는 책임 있는 자세로 사과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부실 시공 문제의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부실 시공 업체 퇴출 등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정부의 건설노조 건폭(건설 폭력배) 몰이로 부실 시공을 보고도 혹시라도 현장에서 쫓겨날까봐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건설노조는 지역 건설 현장에서 부실 시공을 영구 퇴출 시키고 건설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LH는 6월 말에 설계 단계부터 철근 누락 확인 후 이달 11일부터 보강공사를 진행해 올해 11월 중순쯤 마무리할 예정이며, 이번에는 감리가 제대로 작동해 조기에 문제점을 발견했다는 의견이다.

또한, 입주예정자의 불안감을 덜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강공사와 사후 안전 점검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인천시는 향후 국토교통부의 방침 등을 검토해 시의 방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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