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장 없어 서 있거나 노상에 앉아 셔틀버스 기다려
인천보훈병원, “승강장 설치 노력했으나 점용 허가 안나”
미추홀구 “버스정류시설, 인천시만 설치할 수 있어 불가”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천 미추홀구에 소재한 인천보훈병원을 이용하는 고령의 보훈대상자들이 셔틀버스 승강장이 없어 32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도 퇴약볕에 노출되는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천보훈병원이 문제 해결을 위해 미추홀구에 셔틀버스 승강장 설치 허가를 신청했지만, 미추홀구가 도로점용 허가를 해주지 않아 설치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17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32도를 육박하는 폭염 속에 인천보훈병원을 이용하는 보훈대상자들은 셔틀버스 승강장이 없어 서거나 노상에 앉아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보훈병원 보훈 대상자들이 셔틀 버스 승강장이 없어 폭염 속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보훈병원 보훈 대상자들이 셔틀 버스 승강장이 없어 폭염 속 불편을 겪고 있다.

앞서 미추홀구 소재 경인전철 1호선 제물포역과 수인분당선 인하대역엔 인천보훈병원을 오가는 셔틀버스 승강장이 시내버스 승강장과 함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버스 노선이 변경되면서 버스 정류장이 셔틀버스 정류장과 멀어지게 됐고, 현재는 셔틀버스 표지판만 남게 됐다.

이에 인천보훈병원을 오가는 보훈대상자들은 나무 그늘에서 서서 기다리거나 노상에 앉아 기다리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보훈대상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자이다.

이에 대해 인천보훈병원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햇빛 가림막이 있는 셔틀버스 승강장을 제작하려고 했으나 관할 지자체인 미추홀구가 도로점용을 허가하지 않아 승강장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버스정류시설, 인천시만 설치할 수 있어 불허”

인천보훈병원 보훈 대상자들이 셔틀 버스 승강장이 없어 폭염 속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보훈병원 보훈 대상자들이 셔틀 버스 승강장이 없어 폭염 속 불편을 겪고 있다.

미추홀구는 인천보훈병원이 설치하고자 하는 셔틀버스 승강장이 버스정류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도로 점용 허가를 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그러면서 현재 셔틀버스 승강장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추홀구 도로경관과 관계자는 “도로법 상 버스정류시설이라고 판단되는 시설은 도로관리청(인천시)만 설치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인천보훈병원이 설치하려고 했던 셔틀버스 승강장이 버스정류시설이라고 판단해 그동안 도로점용 허가를 내주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구는 인천보훈병원이 설치하려고 하는 셔틀버스 승강장이 버스정류시설인지를 검토 중”이라며 “국토교통부 도로법 시행령에 ‘승강대’ 시설의 경우 도로 점용 허가를 내줄 수 있어 승강대를 설치할 수 있는지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천보훈병원이 설치하려는 셔틀버스 승강장이 승강대라고 보면, 도로점용 허가가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햇빛 가림막 등도 설치 가능한지도 검토 중”이라며 “검토를 마치고 인천보훈병원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천시 도로점용허가를 담당하는 도로과 관계자는 "도로 점용 허가의 경우 미추홀구에 권한이 있는 것이 맞다"며 "도로 점용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미추홀구가 가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또는 법인이 도로에 표지판 등을 설치하려면 일반적으로 관할 구역 지자체에 승인을 받는 절차가 진행된다"며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미추홀구에 허가를 받고 승강장을 설치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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