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수 1% 안되는 281명만 설문 참여, “의견 수렴 맞나”
연수구 “체육센터 지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 많았다”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 연수구(구청장 이재호)가 연수문화예술회관의 건립 대체사업으로 체육센터 건립을 주민 91%가 찬성했다며 하루빨리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설문조사에 참여한 주민은 구가 진행 중인 주민설명회에 참여한 281명이고 찬성했다는 91%는 251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연수구 인구 39만여명의 1%에도 못 미치는 수라 체육센터 건립을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하기는 비판이 나온다.

연수문화예술회관 조감도.(사진제공 연수구)
연수문화예술회관 조감도.(사진제공 연수구)

연수구는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연수문화예술회관 대체사업 주민설명회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주민의 91%(281명 중 251명)가 대체 사업인 ‘체육센터 건립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오는 2026년까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자료가 발표된 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라진규 인천 연수평화복지연대 대표는 “연수구 전체 인구 중, 1%에도 못 미치는 인원이 참여한 주민설명회 설문조사를 근거로 대체 사업을 확정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명분을 쌓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는 연수문화예술회관 사업 백지화 근거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업 백지화 후 체육센터 건립을 발표하고 뒤에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이다”며 “주민설명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문항도 체육센터 건립 찬·반을 묻는 것이었는데, 이는 사실상 주민 선택을 강요한 행정이고 주민 자치를 무시하는 행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문화예술회관 건립 계획 초기에는 체육센터를 함께 짓기로 했었는데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문화예술회관만 짓기로 했던 것”이라며 “문화예술회관을 짓기 어렵게 됐으니 주민들이 원하는 체육센터를 짓는 것이고 이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많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은 구가 2011년 인천적십자병원 인근 연수동 581-12번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건립하겠다는 추진 계획을 세우며 시작했다.

그런데 2022년 4월 착공 이후 터파기 과정에서 매립폐기물이 발견됐다며 구가 공사를 중단했다. 구는 같은해 11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했다.

이후 구는 타당성 재조사 결과 총사업비가 기존 498억원에서 708억원으로 210억원이 증액되고, B/C값(비용 대비 편익)도 0.15에 불과하다며 사업 전면 백지화를 발표했다.

또한 체육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동별로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 수렴 절차를 하겠다고 했다.

동별 주민설명회를 마친 후인 지난달 27일에는 주민설명회에서 전행한 설문조사 참여 주민 91%가 체육센터 설립 계획을 찬성했다며 수영장을 포함한 체육시설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구가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을 백지화하고 체육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이미 26억원을 투입한 예산을 낭비하며 일방 추진한다는 비판, 무리한 증액으로 사업을 백지화했다는 의혹, 일방 계약 해지로 인한 시공사에 대한 갑질행정 지적 등이 나오고 있다.

한편, 애초 전임 구청장 시절 구가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하면서도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도 나온다.

라진규 연수평화복지연대 대표는 “애초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하면서도 정말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사업을 추진했어야 한다”며 “구는 지금이라도 사업을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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