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총사업비 무리하게 증액, 사업 백지화” 지적
지방행정연구원, 증액 규모 검토 결과 ‘과도’ 판단
연수구, “애초 부실한 내부 설비로 증액한 것” 반박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 연수구가 전면 무산시킨 연수문화예술회관 건설사업이 과도한 사업비 증액으로 무산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연수구는 애초 부실한 내부 설비로 사업비를 증액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인천 연수구갑) 국회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연수구가 지난해 지방행정연구원(LIMAC)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해 나온 결과 자료를 보면, 무리하게 연수문화예술회관 총사업비를 올린 정황이 포착됐다. 사업 백지화 명분인 총사업비 증액이 어떻게 이뤄진건지 구가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수문화예술회관 조감도.(사진제공 연수구)
연수문화예술회관 조감도.(사진제공 연수구)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은 구가 2011년 인천적십자병원 인근 연수동 581-12번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건립하겠다는 추진 계획을 세우며 시작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세 차례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후 구는 사업계획을 세 차례 변경해 실시설계용역을 마치고 2024년 9월 준공을 목표로 2022년 4월 착공했다.

그런데 공사 착공 후 터파기 과정에서 매립폐기물이 발견돼 구는 공사를 일시 중단했고, 같은해 11월 지방행정연구원에 기존보다 103억원이 증액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했다.

행안부 투자심사 조건부 승인에 따라 사업비 500억원이 넘어설 경우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 적정 사업비를 추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는 폐기물 처리 비용과 각종 건설자재의 물가상승을 고려해 최소 50억원 이상 사업비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비를 증액했다.

지방행정연구원, 증액 규모 검토 결과 무대비 ‘과도하다’ 판단

그런데 박 의원실이 구 비전전략실로부터 제출받은 ‘연수문화예술회관 총사업비 검토 보고서’를 보면, 구가 예상한 사업비 증액분 56억원 중 무대장치비만 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최종 무대장치 예산은 기존에 책정한 37억원보다 49억원이 늘은 86억원을 책정했다.

이에 지방행정연구원은 이런 연수구의 연수문화예술회관 총사업비 증액을 과도한 계획이라고 판단했다.

박 의원실이 공개한 ‘지방행정연구원 연수문화예술회관 사업계획서 검토보고서’를 보면, 연수문화예술회관 무대 면적 대비 무대 지원시설(무대조명·장비·장치 등) 비율은 151.3%에 달한다.

보고서엔 유사 사례의 경우 무대 지원시설 비율이 평균 118.2%에 비해 과도한 계획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연수구 “애초 사업비로는 무대 부실, 보완 위해 올린 것”

구는 타당성 재조사 결과를 반영해 총사업비가 기존 498억원에서 708억원으로 210억원이 증액되고, B/C값도 0.15에 불과하다며 사업 전면 백지화를 발표했다.

18일 개최한 주민설명회에서도 구는 “총사업비 498억원보다 무려 210억원이 증가해 사업을 재개하려고 해도 부득이하게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증액한 예산의 일부가 과다 책정됐다는 정황이 나오며 일명 뻥튀기한 예산 증액으로 사업을 무산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연수구는 이미 확보한 토지비용 상승분 57억원과 지방행정연구원이 과도하게 계획했다고 판단한 무대장치비 증액분을 총사업비에 그대로 반영했으며 이를 이유로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며 “사업 백지화를 위한 명분에 구민의 소중한 혈세가 낭비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애초 책정된 사업비 그대로 추진했다면 내부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화예술회관인 만큼 부실한 무대설비를 더 보완하고자 사업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의원이 지방행정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인천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 타당성재조사 최종보고서’를 보면, 구가 연수문화예술회관에 투입한 비용은 공사비와 설계비, 감리비 등 약 24억5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타당성재조사 의뢰비 1억 5000만원까지 추가하면 그동안 투입했다가 날리는 매몰 비용은 약 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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