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중고차 수출 급증 중국서 육상운송
철도운송 합리적이나 물동량 쿼터 배정 난항
한국, 국제철도기구 협정 미가입 쿼터 후순위
철송 확대로 인천항 경쟁력 남북관계 개선 필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올해 상반기 인천항 수출품목 중 중고차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며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수출국 외에도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속적인 중고차 수출 물동량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중국·몽골 등 대륙철도를 활용한 활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선적하는 모습.(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선적하는 모습.(사진제공 인천항만공사)

2일 인천항만공사 발표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중고차 수출 실적은 23만46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기록인 2019년 상반기 19만 5656대보다 19.9% 증가한 수치다.

중고차 수출 실적 호조에 덩달아 올 상반기 인천항 컨테이너물동량도 전년 대비 6.1% 증가한 164만9801TEU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에 적재하는 중고차 수출방식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중고차 수출용 공컨테이너 수요가 증가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관세 자료를 보면, 인천항에서 수출된 중고차는 올해 상반기 총 23만46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9% 증가했다.

이중 78.3%에 해당하는 18만3773대가 컨테이너선으로 운송됐다. 또한 인천항 공컨테이너 수입 물동량은 기존에 월 4000TEU 이하였으나, 올해 3월부터 월 1만TEU 이상이 처리되고 있다.

기존에 인천항 주요 중고차 수출국은 리비아·요르단·이집트 등 중동국가들이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튀르키예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내륙국가인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아제르바이잔 등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튀르키예로 수출하는 중고차 물량은 252대에서 2만6009대로 103배나 늘었다. 키르키스스탄은 1174대에서 1만3898대로 약 12배, 타지키스탄은 3018대에서 1만598대로 3.5배, 아제르바이잔은 404대에서 9918대로 24.5배 등이다.

대륙철도TKR TSR TCR
대륙철도TKR TSR TCR

중앙아시아 수출 중고차, 대륙철도 이용 합리적

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수출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내항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하거나, 남항·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컨테이너에 선적한다. 중동을 연결하는 항로는 두바이로 1개뿐이라 대부분 중국 동부연안이나 부산·싱가포르등 항만에서 환적된다.

수출 증가세가 가파른 중앙아시아 내륙국가들은 대부분 북중국 항만에서 환적해 도로·철도 등 육로를 이용해 중고차를 수송한다. 이 중 컨테이너를 그대로 열차에 실어 대륙철도로 운송하는 방안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다.

중국 연안에서 시작하는 중국횡단철도(TCR)·만주횡단철도(TMR)·몽골종단철도(TMGR) 등을 활용하면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운송망을 연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바로 철도로 환적이 가능할 수 있게 화물운송량 쿼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컨테이너를 그대로 철도에 환적해 수송이 가능한 북중국 항만은 롄윈강·칭다오·톈진·웨이하이·옌타이 등이 있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철송 쿼터를 확보하면, 인천항 중고차 수출의 지속적인 성장세와 물동량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륙철도 물동량 증가세인데 쿼터협의 후순위...남북관계 탓

대륙철도를 이용하는 국내 물류업체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상위 5개 물류업체가 대륙철도를 이용한 물동량은 10만2160TEU에 달한다. 7만 6820TEU, 2021년 9만 6794TEU에 이어 계속 증가세다.

하지만, 이처럼 한국 외에도 대륙철도 이용량이 계속 늘면서 화물운송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옌윈강과 칭다오는 중앙아시아 철송 물동량이 더욱 포화상태다. 이 두 곳은 선박으로 들어온 컨테이너를 그대로 차량에 싣거나, 카페리에 카캐리어를 직접 실어 운송하는 육송하는 방법이 낫다.

또한 대륙철도 운송이 지연되는 건 해당 국가의 철도차량 부족 등의 문제도 있지만, 한국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국제철도운송협정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로 인해 국가별 쿼터 배정 등 대륙철도 화물운송량 계획 협의에서 후순위로 밀린다.

OSJD는 1956년 옛 소련과 중국, 몽골, 폴란드 등 당시 사회주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륙철도를 통한 여객과 화물 운송 활성화를 위해 창설한 국제기구다. 회원국은 30개이며, 한국은 지난 2018년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회원국 만장일치가 가입조건인 상황에서 북한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은 영향이 컸다.

기구 가입에 이어 한국은 지난 2019년 국제철도운송협정 가입을 추진했지만, 당시엔 북한의 반대로 무산됐다. 물류운송 경로 다양화와 인천항 물동량의 지속적인 창출을 위해서라도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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