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숙 부시장, 인화회 3월 가입 후 운영위원장 취임
인화회, 1966년 중앙정보부가 정보공유 위해 설립
인화회, 분과위원회 신설... "민원해결 창구 역할 우려"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유정복 인천시장에 이어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이 인화회에 가입하고 운영위원장에 취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여기에 인화회는 지난 4월 25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회장에 취임하며 분과위원회를 신설하는 회칙을 통과시킨 사실까지 알려지며, 일명 ‘그들만의 리그’가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화회 홈페이지 갈무리
인화회 홈페이지 갈무리

인천시는 29일 “이행숙 부시장이 지난 3월 인화회에 가입한 후 4월에는 인화회 운영위원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인천투데이>가 입수한 ‘인화회 분과위원회 개설 안내 자료’를 보면, 인화회는 오피니언리더로 지역 내 역할 확대와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4월 분과위원회도 신설했다.

인화회, 1966년 중앙정보부가 정보공유 위해 설립

인화회는 박정희 시절인 1966년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유관 기관 간 업무 조율과 정보 공유를 위해 만든 인천지역 기관장 모임에서 시작했다.

이 모임은 50년 간 이어지며 각계 여론 주도층이 참여하는 모임으로 확대됐다. 문제는 인화회의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회원 자격을 주요 지역 유지로 제한했다는 것이다.

인화회는 회원자격을 ‘재인 공공기관장·주요 단체·기업체 대표 또는 이에 준하는 사회지도층 인사로 회원이 되고자 하는 자로 한다’고 규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인화회가 로비와 청탁, 사업을 위한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과 비교하며 해체를 요구했다.

해체 요구가 빗발치자 민선 7기 박남춘 인천시장은 2018년 인화회 공식 탈퇴를 선언했다. 당시 운영위원장을 맡던 허종식 정무경제부시장(현 민주당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 역시 박 시장과 함께 인화회를 탈퇴했다.

이후 공공기관장들이 잇따라 인화회를 탈퇴하면서 사실상 공식 해체 수순을 밟았고, 인화회는 경제인 모임으로 재편됐다.

인화회 분과위원회 개설 안내문.
인화회 분과위원회 개설 안내문.

인화회, 분과위원회 신설... "민원창구 역할 우려"

그런데 민선 8기 유정복 시장은 지난 4월 11일 인화회에 가입하고 같은달 25일에 회장에 취임한 것에 이어 이행숙 부시장이 인화회 운영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따라 다시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인화회가 해체 요구를 받을 때 부정 청탁 우려가 제기된 조별모임이 분과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개편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앞서 민선 7기 시장 탈퇴 전 인화회는 1~12조로 나눠 따로 만나는 방식으로 조별 모임을 운영했다.

인화회는 지난 4월 25일 유정복 인천시장의 회장 취임에 맞춰 분과위원회를 신설하는 안을 골자로 하는 회칙을 제정했다.

자료에는 분과위원회 개설 배경으로 ▲지역 오피니언리더로 지역 내 역할 확대와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인화회 내부 지원체계 마련 필요 ▲분과로 구분해 전문성을 강화해 지역의 주요 현안·정책·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역사회와 적극 소통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담겼다.

이어 분과위원회 기능과 역할은 ▲지역 발전과 사회 이슈 해결을 위한 과제 발굴 또는 협력 ▲인천 발전과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사회공헌활동 콘텐츠 발굴과 활동 정례화(지속성)라고 밝혔다.

분과위원회 구성은 ▲문화예술체육 ▲일자리경제 ▲사회복지 ▲지역균형발전 등 4개로 한다. 이에 인화회의 조별모임이 분과위원회로 개편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인화회가 순수한 자원봉사와 사회공헌이 아니라 민원창구 역할을 할 우려가 있다"며 "분과위원회 신설 목적이 사회공헌이라도 지역 현안들이 비공식적으로 논의되는 등 변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청탁 등 인화회 관련 과거 논란이 민선 8기 유정복 시장이 인화회에 가입하면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가 인화회 간사를 맡고 있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겠다”면서도 “지금 인화회는 민선 7기 이전과 성격이 많이 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정책 아이디어를 청취하기 위해 시장과 부시장 둘 다 가입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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