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지난달 21~26일 싱가포르·홍콩·도쿄 출장
김대중, “출장 보고서에 구체적 자료나 내용 없어 부실”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청장 김진용)이 인천시의회의 부결과 근거 부족 지적에도 영어통용도시 추진을 강행하는 가운데, 이를 이유로 외유성출장을 다녀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대중(국민의힘, 미추홀2) 인천시의원은 “인천경제청이 영어통용도시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5월 21일부터 26일까지 5박 6일로 싱가포르, 중국 홍콩, 일본 도쿄로 출장을 다녀왔다”고 29일 밝혔다.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김 의원은 “인천경제청은 영어 상용화 관련 기관 관계자 면담과 사례조사를 위해 출장을 갔다고 보고했으나 보고서엔 교통수단 영어 상용화 사례만 적혀 있을 뿐 구체적인 자료나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도시 영어통용도시 조성 사업을 ▲영어 사용화 거점 지정 ▲영어 장벽없는 국제회의 도시 구축 ▲문화·사회 정보 영어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는 사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3월 인천경제청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어통용도시 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시의회에 부의해 이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그런데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이 조례를 부결시키며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시의회의 조례 부결에도 인천경제청은 영어통용도시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의 계획을 보면, 이달 중 영어통용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9월 영어통용도시 관련 포럼을 진행한다. 이어 10월에는 영어통용도시 선포식을 하고 영어축제도 계획 중이다.

이와 관련 한글문화연대는 인천경제청이 추진하는 영어통용도시 정책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고, 인천시의회와 인천시교육청은 영어통용도시가 실효성이 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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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인천경제청이 영어통용도시 추진을 이유로 지난 5월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영어통용도시 추진을 둘러싼 비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의원은 “인천경제청이 시의회 동의 없이 영어통용도시를 자체적으로 추진한다면 간판을 교체하거나 안내문을 배치하는 등 기초적 인프라를 구축하면 될 일”이라며 “해외 출장까지 다녀오면서 요란을 떨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출장 보고서를 보면, 인천경제청이 영어통용도시 추진을 위해 출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결국 사례조사를 구실로 외유성 출장을 갔다온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투자유치기획과 관계자는 “방문한 기간에 비례해 시간이 많이 남을 경우 외유성 지적을 할 수는 있지만, 5박 6일 동안 국가 3개를 방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가 3개를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기간이 촉박했다”며 “비행기 이동시간, 관련 기관 방문 등으로 시간이 소요돼 외유성 출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청의 해명에 김 의원은 “짧게 여러 국가를 다녀왔다는 것 자체가 사례조사를 했다기 보다 외유성 출장을 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인천경제청은 외유성이 아니라는 답변만이 아닌 출장 사례조사 결과물을 제출해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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