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천대공원서 ‘공공의료한마당 개최’
인천공공의료포럼 등 기관·단체 18곳 참가

인천투데이=이재희 기자│인천은 국내 광역시·도 중 최악의 의료 취약지로 꼽힌다.

하지만, 공공의료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입원환자 약 80%를 책임지는 등 큰 역할을 했다. 인천의료원을 중심으로한 공공의료의 성과를 인정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7일 인천지역 보건의료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공공의료포럼은 인천대공원 문화마당에서 ‘2023 인천시민과 함께하는 공공의료한마당’을 열고 “공공의료는 우리 곁에 항상 있다. 공공의료야 고맙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인천시민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알리고, 공공의료 관련 기관과 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공공의료 관련 기관과 단체 등 18개가 참여했다. 오전 11시 식전행사 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공공의료기관 등이 마련한 부스 21개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관련 체험 행사를 했다.

체험 행사는 ▲혈압·혈당 측정 ▲심폐소생술교육 ▲암예방 퀴즈 ▲혈액형 검사 ▲심뇌혈관질환 예방 교육 ▲스트레스 관리 부채만들기 ▲미아와 치매노인 실종방지 팔찌 만들기 ▲금연 홍보 ▲체지방측정 ▲음주 간접체험 ▲희귀질환 바로알기 ▲페이스페인팅 ▲에너지놀이터 등으로 진행했다.

17일 열린 ‘2023 인천시민과 함께하는 공공의료한마당’.

인천, 각종 의료지표 최하위 수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20년 기준 인천의 인구 10만명 당 치료가능사망률(명)은 48.58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광역·시도별 평균은 43.80명인데 비해 5명 가량 높은 수치이며 광역·시도 중 충북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치료가능사망률은 치료가 시의 적절하게 이뤄졌을 경우 살릴 수 있었던 사망을 의미한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인구 1000명당 의사수의 경우 인천이 0.71명으로 국내 광역·시도 중 7번째로 낮다. 국내 평균은 0.79명이다. 인천 전체 의사수는 2099명으로, 인구 규모가 비슷한 부산 3184명, 대구 2411명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2020년 기준 중진료권 내 300병상 이상 공공병원 설치율을 보면, 인천은 평균 25%로 중진료권 4곳 중 1곳에만 설치했다. 300병상 이상 공공병원 설치율은 국내 평균 34%이다.

정부는 국내를 행정구역 기준으로 중진료권 70곳으로 나눴는데 인천은 중진료권 중부, 남부, 동북, 서북 4곳으로 나뉜다.

이에 인천시는 2022년 인천적십자병원을 지역책임의료기관(남부)으로 추가 지정했지만, 인천적십자병원의 병상수는 158병상에 불과해 300병상 기준에도 못 미친다.

이 같은 자료 등을 근거로 올해 1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인천 등을 최악의 의료 취약지로 꼽았다.

인천 공공의료 코로나19 환자 80% 감당

17일 인천대공원에서 열린 공공의료 한마당에 참여한 인하대병원의 체험 부스 모습.
17일 인천대공원에서 열린 공공의료 한마당에 참여한 인하대병원의 체험 부스 모습.

상황이 이렇지만,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인천은 병상수 부족 문제 등을 타 광역·시도에 비해 적게 겪었다.

인천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약 80%를 인천의 공공의료가 책임졌기 때문이다. 인천의료원 등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자 확진자 발생 40일 만에 병상을 가장 먼저 비웠다.

인천의료원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인천의료원이 시민들에게 제공했던 공공의료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인천의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서비스를 대체할 마땅한 기관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며, 지역 내 공공의료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위해 제2인천의료원 설립과 감염병전문병원 신설, 공공의대 신설 주장이 함께 나온다.

공공의료포럼에 함께하고 있는 건강과나눔의 한성희 상임이사는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는 시민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만에 공공의료 관련 기관·단체가 모두 모였다”며 “이 기회를 살려 서로 끈끈한 연결망을 만들고 공공의료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공공의료 확대” 한목소리

17일 인천대공원에서 열린 공공의료 한마당에서 청소년이 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17일 인천대공원에서 열린 공공의료 한마당에서 청소년이 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정치권도 인천의 공공의료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인천 연수갑) 국회의원은 “세계를 잇는 갑문이며, 재외동포청 유치로 1000만 도시를 지향하지만, 공공의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곳은 인천의료원 하나뿐이다”며 “인천의 전반적인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공공의대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복지 예산을 축소하고 의료민영화를 도입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어 불안하다. 공공의료를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준 가르침이 바로 공공의료이다”며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가능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공공의료를 시장 논리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당은 의사수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공공의대 추진을 위한 별도 기구를 만들었다”고 한 뒤 “의료 취약지인 인천이 공공의료 확대에 나서야 한다. 시민사회가 더 많은 의제를 제시하면 정의당 역시 그 의견을 받겠다”고 부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석철 시 보건보건복지국장은 “인천 공공의료기관 병상수는 전체 의료기관 4% 수준으로 열악하다”며 “시가 행정력을 집중해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제2의료원과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공공의료기관과 보건의료 분야 지원단으로 인천 권역책임의료기관 길병원, 인하대병원, 지역책임의료기관(중부) 인천의료원, 지역책임의료기관(남부) 인천적십자병원, 남동구보건소, 대한적십자사인천혈액원, 인천시 고위험산모·신행아통합치료센터, 인천시 심뇌혈관질환예방관리사업지원단, 인천시 통합건강증진사업단, 인천정신건강복지센터, 인천금연지원센터, 인천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인천보훈병원 등이 참여했다.

이와 함께 건강과나눔, 인천평화복지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부천지역본부, 인천대학교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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