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성수기 주말 여객선 승선 대기 1700여명 달해
여행사, 코로나 이후 섬 여행 특수 기대했는데 ‘울상’
주민 이동권 제약 우려 지금껏 받은 여행객도 눈치
항로공백 장기화 현실...옹진군 “4월부터 대체선 투입”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항과 서해3도(백령·대청·소청)를 오가는 대형 카페리여객선 운항이 멈춘 가운데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4~5월 여객 승선권을 구하지 못한 봄철 여행객 대기자만 1700여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몰리는 여행객들로 호황을 기대했던 여행사들은 울상이다. 뿐만 아니라 애꿎은 섬 주민마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모니플라워호 승객들이 여객선을 옮겨타고 있다.(사진제공 김형진)
하모니플라워호 승객들이 여객선을 옮겨타고 있다.(사진제공 김형진)

28일 현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유일하게 백령도로 출항하는 여객선 코리아프라이드호 4·5월 예약 현황을 보면, 두달간 배표를 구하지 못한 대기자를 합치면 1700여명으로 추산된다.

우선 4월 15~16일 주말부터 대기자가 발생하고 있다. 인천항 기준 15일(토) 출항 대기자 67명, 16일(일) 입항 대기자 71명이다. 그 다음주인 22~23일은 출항·입항 모두 234명씩으로 나타났다. 4월 마지막주인 29~30일은 출항 217명, 입항 223명이 대기자다.

5월 첫째주 어린이날이 포함된 황금연휴(5~7일)에는 대기자가 더욱 늘었다. 5일 출항 대기자 687명, 6일은 215명으로 서해3도로 향하는 인원만 902명이다.

이후 5월 13~14일 출항 271명에 입항 281명, 20~21일 출항 119명에 입항 131명, 27~28일 출항 115명에 216명 등으로 5월 말까지 주말 배표는 모두 동이 났다.

오는 5월 선령 만료를 앞둔 인천~백령 항로 유일한 카페리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2071톤)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휴항하고 있다. 이 선박 운영선사인 에이치(H)해운이 최근에서야 면허를 반납키로 하면서 대체 선박을 투입할 선사를 구하지 못했고, 그 후폭풍으로 여객선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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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해당 항로를 오가는 유일한 선박은 초쾌속선 코리아프라이드호(1600톤)뿐이다. 코리아프린세스호(534톤)는 백령에서 오전에 출발해 오후에 인천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육지 여행객들의 수요를 맞추긴 어렵다.

서해3도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까나리여행사 이광현 대표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이 풀리면서 섬 여행 특수를 기대했는데, 여객선 운항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여러 여행사가 울상”이라며 “주민들의 발길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객 접수를 마음 놓고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오는 31일 신규 여객선사 공모... 성수기 대체선박 투입 시급

앞서 에이치해운은 지난 2021년 옹진군이 공모한 ‘인천~백령 항로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에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돼 신규 건조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자금난으로 지난해 8월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옹진군은 중고선박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조례를 개정하는 등 신규 선사를 모집했지만, 응한 업체는 없었다. 선사들이 수익성을 우려해 참여를 꺼렸기 때문이다.

이에 옹진군은 지난해에 이어 이달에도 조례를 재차 개정하면서 선사에 주는 지원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향후 10년간 지원금 120억원을 180억원으로 늘렸는데, 이 제한마저도 ‘예산 범위 내’라는 조항으로 수정해 풀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오는 31일 인천~백령 항로 신규 여객선 운영 면허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다. 옹진군도 이에 맞춰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공고를 다시 낼 예정이다. 무려 6차 공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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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여객선사 모집에 성공하더라도 신규 선박을 건조하는 데에는 최소 2년 가까이 걸린다. 당장 코앞인 성수기를 비롯해 향후 항로 운영에 차질이 예상돼 대안이 시급하다. 따라서 과거 백령~인천 항로를 오갔던 대기선박 옹진훼미리호(452톤)를 임시로 투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옹진군 도서교통과 관계자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성수기에 대응해 4월부터 대체선을 투입하는 방안을 여객선사와 협의 중이다”라며 “옹진훼미리호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감안해 현재 백령~인천 항로를 오가는 코리아프린세스호와 바꿔 운항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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