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전통시장 화재보험 미가입 보상 ‘난항’
상인들 “타 지역 가입사례 인천시에 지속 요구”
전통시장 점포 약 1만2000개...연 13억원 소요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화재로 잿더미가 된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피해 점포 대다수가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시도 전통시장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 현대시장은 1960년대 형성됐다. 1만5738㎡(약 4770평) 규모로 동구·궁현·송육·중앙·원예상가와 동부·알뜰시장 등이 합쳐 운영하고 있다.

6일 인천시, 인천 동구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현대시장 점포는 205곳 중 47곳이다.

피해 점포 47곳 중 송림원예농협이 소유한 점포가 33곳이며, 동구상가와 송육상가, 동부시장에 속한 점포가 각 9곳, 1곳, 4곳 이다.

이 중 송림원예농협이 소유한 점포 33곳은 건물에 대한 화재 보험만 가입했고, 동구상가 3곳, 송육상가 1곳, 동부시장 3곳이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운영하는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가입 금액은 약 2만원으로 보상 규모가 크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두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인천시가 전통시장화재보험 가입을 하지 않는 등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소방본부)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소방본부)

국내 광역시·도 17곳 중 서울·부산·대구 등 12곳이 전통시장 화재보험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인천시는 검토 단계다.

이마저도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인천상인연합회 등이 강력히 요구해 검토사업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상인들은 소상공인진흥공단 화재보험 가입액을 1년에 약 11만원으로 높여야 실효성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가입액의 일부를 인천시와 기초단체가 나눠서 지원해야한다는 것이다. 타 지자체 사례를 볼 때 점포 1곳 당 1년에 약 3만원을 부담하면 되는 수준이다.

인천 용현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이덕재 인천상인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장 출마자 모두에게 공통 공약으로 건의한 사항이다”며 “다른 지자체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데 인천이 늦은 것은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화재 방화 지점 중 일부를 야간에 시장을 경비하던 분이 진화했다고 한다”고 한 뒤 “야간 경비 확충 등을 지속 요구했지만, 지자체는 각 시장 상인회 소관이라며 책임을 미뤘다. 이번 기회에 전통시장과 관련한 지자체의 역할을 제고할 방향을 찾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기준 인천 내 전통시장 점포는 약 1만2000개이다. 점포 1곳 당 가입액을 1년에 약 11만원으로 추산하면 필요한 예산은 1년에 약 13억원이다.

인천시는 약 13억원 중 점포별로 일부 부담하고 나머지를 인천시와 기초단체가 나눠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관련 논의를 본격화 했고, 올해 현안 사업으로 소상공인진흥공단 화재보험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원 사업을 검토하는 중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밤 11시 38분께 현대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2시간 50분 만에 진화했으나, 점포 47곳이 불에 탔다.

당초 인천시와 동구는 피해 점포가 55곳이라고 밝혔지만, 현장 조사 이후 47곳으로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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