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ㅣ돌고 돌아 다시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정감사 때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은 수도권 전체 발전을 위한 수도권 시민의 공통 가치로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발언하면서 연일 인천에서 비판이 거세다.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서울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성만(인천 부평갑) 의원이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서울시의 노력을 주문하자 오 시장이 이같이 밝혔다.

민선 8기 인천시는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 등이 2015년 서명한 4자 합의로 대체매립지를 확보해 인천 서구 소재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힐 여지가 크기 때문에 인천시민과 민주당 등 정치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인천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쓰레기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자원 사용을 최대한 줄이며, 사용한 자원을 최대한 재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은 쓰레기는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서울은 서울에서, 경기는 경기에서, 인천은 인천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수도권이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는 현 인천 서구 소재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부터 사용했다. 당초 2016년 종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5년 6월 수도권쓰레기 대란을 우려해 환경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4자 합의로 조건부 연장했다. 현재 사용 중인 3-1공구 매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까지 대체매립지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공동의 대체매립지를 마련하는 데 서울시와 경기도, 환경부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대체매립지가 무산될 경우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과 경기, 환경부가 이렇게 나오자 민선 7기 인천시는 옹진군 영흥면에 자체매립지를 조성키로 하고, 후보지까지 매입했다. 그러나 지방선거로 시장이 바뀌고 민선 8기 들어서 다시 2015년 4자 합의대로 대체매립지를 확보하는 것으로 인천시의 정책이 바뀌었다.

그런데 국정감사 때 오세훈 시장은 노골적으로 현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바로 2015년 4자 합의에 ‘대체매립지를 조성하지 못하면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지방선거가 있기 전 2015년 4자 합의에 따라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용역을 추진했다. 용역결과는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다. 인천을 제외하고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가 인센티브를 내걸고 지자체 대상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공모를 두 차례 실시했다. 하지만 신청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최근 서울시가 서울 내 광역소각장 설치 문제로 내부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기존 수도권매립지 대체매립지 공모 사례만 봐도 그렇고, 서울시 광역소각장 사례만 봐도 그렇다. 자기 집 앞에 쓰레기장이 들어서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문제는 올해 지방선거 당시 수도권 최대 쟁점 중 하나였다. 유정복 후보는 자신이 인천시장이 되면 대체매립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지방선거 당시 <KBS> 인천시장후보 토론회에 ‘수도권매립지 공약 이행계획’ 문서를 공개했다. 유 후보는 “환경부가 대체매립지 후보지를 윤석열 당시 당선인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유정복 후보가 TV토론회에서 공개한 문건에 <붙임 9. 예비매립지 후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구체적인 위치는 가렸으나 사업지역, 위치도 사업·전후, 조감도, 시뮬레이션 항목 등이 담겼다. 다만 유 후보는 구체적인 위치 공개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자 해당 지역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다시 돌아 수도권매립지 문제다. 유 시장은 임기 내 현재 서구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대체매립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4자 합의를 이행하고 매립지 소유권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 분위기를 보면 유 시장의 바람대로 될지 의문이다.

그래서다 수도권쓰레기 대체 매립지 문제의 원칙은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자원순환 정책이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기 집 앞에 다른 누군가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서울 쓰레기는 서울에서, 경기 쓰레기는 경기에서, 인천 쓰레기는 인천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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