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원 학생 유발 수, 검단지역 고교 신설 반영 알려져 ‘반발’
청라‧루원 주민 커뮤니티 공동성명 “교육청 잘못에 탈락”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내 신설을 추진했던 청라4고등학교가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뒤 인천시교육청에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의회 회기 중 청라 인근 가정동 루원시티의 학생 유발 수를 기존에 검단신도시 고교를 신설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해 청라4고교 신설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10여년 간 공터로 남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청라4고등학교 용지.(네이버지도 갈무리)
10여년 간 공터로 남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청라4고등학교 용지.(네이버지도 갈무리)

인천시교육청 시민소통위원회 서구위원장과 서구2지구 초등학교 운영위연합회, 청라미래연합, 청라시민연합, 달콤한청라맘스카페, 루사모, 루원총연합회, 고고루원맘스카페는 지난 22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인천시교육청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청라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 이미 11만명을 돌파하고 인근의 루원시티 신규 아파트 분양이 계속되는 등 지속적인 인구 유입이 예상된다”며 “그런데 청라4고(도담고)교 땅은 10여년 간 공터로 남아있고, 대중교통으로 왕복 2시간이 넘는 고교를 배정받는 학생들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루원 주민들은 지역의 부족한 학교 문제 대안으로 청라4고교의 신설을 기다리고 있었고 청라 주민들과 함께 시교육청과 지역 정치권에 수년 간 고교 신설을 호소했다”며 “청라주민들은 올해 초 주민서명을 받아 시교육청에 전달하기도 했고 중앙투자심사가 열리는 날 왕복 10시간 거리의 여수를 찾아 피켓시위까지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열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청라4고교 신설은 통과되지 못했다. 교육부는 인천시 학군 조정 계획을 반영하고 학교 현황 자료를 재검토하라는 이유로 ‘재검토’ 처리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교육청이 루원의 학생 유발수를 이번 청라4고교 신설이 아닌 올해 3월 개교한 검단1고교와 2024년 개교 예정인 검단2고교 신설을 위한 자료에 반영한 사실이 알려졌다.

청라와 루원 주민들은 “루원의 학생 유발수를 왕복 2시간 거리의 검단1‧2고교 신설을 위한 자료로 사용했으며 이런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겼다”며 “지난 14일 인천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시교육청은 학생 유발수가 부족해 청라4고교 신설이 통과되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상투적인 말로 주민들을 기만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앙투자심사에서 반영하라고 한 인천시 학군 조정 계획은 내년 1월에 마무리될 예정인데, 그 전에 청라4고교 신설안을 다시 올리기는 어렵고 올렸다고 해도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며 “학군 조정 계획 또한 예민한 사안이라 진통이 예상돼 내년 1월 확정도 쉽지 않다. 시교육청은 충분히 예상 가능함에도 학생유발수를 다른 학교에 반영해 탈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왕복 2시간 등교에 지친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물어린 호소가 시교육청은 들리지 않았는가, 고교 신설을 약속했던 도성훈 교육감의 선거공약은 주민 기만일 뿐이었는가”라며 “시교육청은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청라와 루원 내 고교 신설을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청라와 루원 주민들이 학교 신설을 위해 애쓴 부분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는 27일 오후 4시 인천시교육청에서 열리는 ‘청라 학교 신설 추진을 위한 소통협의회’에서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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