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인천의 학교 신설과 관련해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 21일 열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인천시교육청이 요청한 중구 영종국제도시 소재 하늘5고등학교와 서구 검단신도시 검단6중학교, 오류중학교 신설이 통과됐다.

반면, 안타까운 소식도 들렸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소재 첨단1고교는 반려돼 1년 간 중앙투자심사 신청이 불가능하게 됐고 서구 청라국제도시 소재 청라4고는 재검토 결정이 나 다음 중투심에 다시 신청해야 한다.

인천 신도심은 현재 학교 부족과 과밀학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이 개발되면서 학령인구는 계속 늘고 있는데, 학교 신설 결정을 하는 중투심 통과는 쉽지 않다.

영종 하늘5고교의 경우 4번째 도전 만에 겨우 통과됐다. 검단 오류중학교는 학교 용지가 결정되고 나서 10년 넘게 공터 상태였다. 2020년 중투심 부결 후 두 번 째 도전 만에 신설이 승인됐다.

영종의 경우를 보면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하늘5고교가 기존 계획대로 개교가 안 되면 학급당 인원이 2026년 35.9명, 2027년 41.4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교육부의 과밀학급 기준은 28명이다.

오류지구의 경우 학교가 초교 1개뿐이라 중학생은 30~40분 거리의 학교로 통학을 하고 있는데 중학교는 대부분 과밀학급인 상황이다.

청라도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하다. 학교 신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초중통합학교를 만들었지만, 교실 부족으로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인천 신도심의 과밀학급과 학교 부족 문제가 심각함에도 학교 신설이 교육부 중투심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학교 총 숫자가 정해진 학교 총량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원도심인 중구에 소재한 제물고교를 송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송도의 부족한 고교 문제 해결과 학생수가 계속 줄고 있는 제물포고교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원도심도 활성화 시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원도심 주민들의 반발로 계획은 무산됐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에 학교 설립을 위한 조건 완화를 꾸준히 요구했다. 그동안 학교 신설이 필요한 지역은 공동주택 ‘분양공고’를 기준으로 학생 유발수를 산정하고 필요성을 판단해 설립을 승인했다. 실제 분양이 이뤄지지 않아 학교를 지어놓고 학생이 충원되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학교가 먼저 신설되고 6개월에서 1년이 지난 뒤에나 공동주택 입주시기가 도래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과밀학급이 발생하고, 학생들이 장거리 통학하는 문제가 반복됐다.

결국 교육부는 올해 5월 공동주택 ‘분양공고’ 기준을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으로 변경했다. 이번에 신설이 통과된 학교도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을 반영해 가능할 수 있었다. 아무쪼록 2026년까지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25개교가 목표대로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다만, 학교 신설이 급하다고 해서 다른 지역에 피해가 되는 사항을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난 15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선 시교육청이 올해 3월 개교한 검단1고교와 2024년 개교 예정인 검단2고교 신설을 위해 왕복 20㎞ 거리에 있는 청라 인근의 가정동 루원시티 입주 물량을 반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렇게 다른 학교 신설에 반영한 물량은 다시 주변의 학교 신설에 반영할 수가 없는데, 이번에 신설을 요청한 청라4고교에 이 물량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청라와 루원시티 주민들 사이에선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고교 신설을 위해 학생 유발수를 사용했다며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물론 루원시티 주민들 중에는 루원시티도 학교가 부족한 상황인데 청라4고교 신설에 학생 유발수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헌법에는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담겨 있다. 신도심이라고 해서 또는 원도심이라고 해서 교육을 받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과밀학급 문제가 있는 신도심 학교 신설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다른 지역의 학교 신설에 어려움이 발생하거나 교육 격차가 생기는 일은 발생해선 안된다. 시교육청이 미래를 내다보는 학교 신설 계획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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