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인천시, 람사르습지 훼손 대책 마련 '엇박자'
제2순환선 인천~안산 개통 지연 ‘물류왜곡’ 발생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대안 노선이 결정됐으나 람사르습지 훼손 대책을 세우지 않아 착공이 지연하고 있다. 2029년 개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고시한 ‘제5차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에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준공 계획 목표를 2029년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21일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의 착공이 지연되고 있어 2029년 개통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는 김포~파주~화도~양평~이천~오산~봉담~송산~안산~인천~김포 등을 순환하는 총 263km 고속도로다. 인천~안산 구간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공사 구간 12개 중 유일한 단절구간이다.

국토부는 앞서 얘기한대로 인천~안산 구간의 경우 노선을 계획하고도 람스르습지 훼손 대책 문제로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는 인천~안산 구간을 제외하고 2026년 개통할 예정이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노선도(자료제공 국토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노선도(자료제공 국토부)

국토부는 1공구(시화~남송도IC, 8.4km)와 2공구(남송도IC~인천남항, 11.4km)로 나눠 인천안산고속도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1공구 기본·실시설계를 하고 있고, 2023년 말 착공할 계획이다.

문제가 되는 곳은 2공구다. 송도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는 람사르습지로 지정돼있는 송도갯벌 훼손 등을 이유로 2공구 건설 원안을 반대했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해 4월부터 제2순환선 민·관 협의회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고, 지난해 말 우회 노선을 결정했다.

원안은 해안선 이격거리가 600m이었다. 대안 노선은 람사르습지에 영향을 적게 주는 노선이다. 해안선 이격거리는 약 2km로, 이격거리를 원안보다 더 멀리 두는 방안이다.

국토부-인천시, 람사르습지 훼손 대책 마련 '엇박자'

인천시는 협의회에서 결정한 노선을 지난 1월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후 국토부는 시에 대체습지 지정 등 람사르습지 훼손 관련 환경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하지 않아 환경대책을 마련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또는 사업자는 정책이나 계획을 수립·시행하거나 사업을 시행할 때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국토부는 인천안산고속도로 사업을 총괄하며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야하는 주체이다. 반면 국토부는 습지보전법을 내세워 송도 람사르습지 훼손 대책을 시가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듯 습지 훼손 대책 마련 주체를 놓고 국토부와 시가 엇박자를 내고 있어 착공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습지보전법에 의해 대체습지 지정 권한은 시·도지사에게 있다. 인천시가 제안한 노선이 습지보호지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인천시가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2공구 공사기간은 7년 정도 걸린다. 2029년에 개통은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하지 않아 시가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안된 상황에서 임의로 습지를 변경 또는 해제할 수 없다. 조만간 국토부에 사업 진행 절차를 명확하게 해달라고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2순환선 인천~안산 개통 지연 ‘물류왜곡’ 발생

국토부는 인천안산고속도로 1공구(시화~남송도IC, 8.4km)를 2023년 말께 먼저 착공한다고 밝혔다. 2공구(남송도IC~인천남항, 11.4km) 착공 시기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순환선 특성 상 제 역할을 하기 위해 1공구와 2공구를 동시에 착공해 최대한 빨리 개통하는 게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물류 왜곡을 막을 수 있다.

인천안산고속도로는 수도권과 배후단지 물동량을 인천항과 인천공항으로 연결하는 핵심 물류 인프라이다. 이 구간이 단절돼 현재도 물류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송도국제도시 주민 등은 대형 물류차량이 송도국제도시 도심을 통과해 소음과 분진, 교통사고 위험을 호소하고 있어 개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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