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계양산보호계획 방향 설정 토론회' 열려
"개발사업 훼손 위기 계속, 지속관리 기반 필요"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인천시가 계양산을 시민이 주도해 보호‧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녹색연합과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생태연구실은 19일 오전 인천시의회에서 ‘계양산보호계획 방향 설정과 지속가능관리모델 모색 토론회’를 진행했다.

인천녹색연합과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생태연구실은 19일 오전 인천시의회에서 ‘계양산보호계획 방향 설정과 지속가능관리모델 모색 토론회’를 진행했다.
인천녹색연합과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생태연구실은 19일 오전 인천시의회에서 ‘계양산보호계획 방향 설정과 지속가능관리모델 모색 토론회’를 진행했다.

계양산은 수년간 롯데골프장 개발과 롯데수목원 조성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될 위협에 처했다. 그때마다 인천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는 범시민 운동으로 개발 사업을 막았다.

시는 지난해 6월부터 ‘계양산 보전·관리를 위한 종합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은 올해 6월에 마무리된다.

시민들이 힘을 모아 지켜낸 만큼 계양산 종합관리계획 수립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속가능한 관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곽정인 서울시립대 환경생태연구실 박사는 계양산 환경생태현황을 비롯한 ‘시민 이용행태와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곽 박사는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월 17일까지 약 5주간 계양산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 3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곽 박사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계양산 관리에 있어 102명(33%)이 ‘시민이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또, 계양산 북사면 향후 조성방향과 관련해 155명(50%)이 ‘시설중심이 아닌 현재 생태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시설 조성과 관리하는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사면은 롯데가 골프장 건설을 계획했던 지역이다.

두 번째 발제는 최진우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연구기획위원이 맡았다. 최 연구기획위원은 ‘도시공원과 보호지역의 지속가능한 시민관리 사례와 모델’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 연구기획위원은 지역공동체와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시민이 공원 관리를 주도하는 사례로 여의샛강생태공원을 언급했다. 다양한 자원활동 운영, 기업 사회공헌 활동 등으로 시설 관리와 시민참여프로그램을 진행한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생태성이 회복되고 시민들이 주도해 공원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계양산도 여러 시민 관리 사례를 토대로 한계를 보완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도와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민이 지켜낸 만큼, 시민이 주도해 보호·관리해야“

이어 배양섭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자로 성은혜 생태교육센터 이랑 사무국장, 계양산 인근 다남동에 거주하는 주민 전소영 씨, 김선민 생태보전시민모임 사무처장,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박세철 시 녹지정책과장, 손민호(민주, 계양1) 시의원이 참석했다.

성은혜 생태교육센터 '이랑' 사무국장은 “계양산은 도심을 관통하는 숲으로 생물다양성이 뛰어나 생태보전 가치가 높다”며 “그런데 남사면 일부분만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된 구역 일대엔 ‘산림욕장’, ‘치유의 숲’, 민간에서 만든 유아숲체험원이 조성했다. 하지만, 계양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계양산의 우수성을 알리기에 부족해 보인다”며 “실질적인 보전‧관리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소영 씨는 “어렵게 되찾은 계양산에 편의 시설을 조성하는 것보다 산림을 보전했으면 좋겠다“며 “이미 계양산은 무분별한 경작으로 산 중간 중간 훼손된 곳이 많다. 무얼 더하기 보다는 무언가 빼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민 생태보전시민모임 사무처장은 “생태공간 관리를 위해 ‘유지관리’ 조직과 ‘프로그램운영’ 조직을 통합해야 한다”며 “아울러 관리자의 역량 강화, 민관의 협력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함께 지켜낸 계양산이니 만큼 이후 관리자, 정책 직접 참여자로 시민들이 주체로 나서야 한다”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손민호 시의원은 “계양산을 보호하기 위해 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시는 계양산 종합관리계획을 수행할 주체가 인천시인지, 계양구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철 시 녹지정책과장은 “계양산을 어떻게 하면 건강한 산림으로 만들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며 “다만, 계양산 토지가 시유지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선 시민이 주도하는 관리 체계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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