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갑 노조 지부장 16일 인터뷰서 밝혀
“지역 공공기관·정치권 함께 목소리 내야”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방한했던 글로벌 지엠 부사장이 “현재 한국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관련 발언은 원론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향후 생산 가능성에 희망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성갑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장은 16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스티브 키퍼 부사장의 발언은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키퍼 글로벌 지엠 수석부사장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김성갑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 등과 창원공장을 방문한 후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노조)
스티브 키퍼 글로벌 지엠 수석부사장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김성갑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 등과 창원공장을 방문한 후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노조)

스티브 키퍼 글로벌 지엠 수석부사장 겸 해외 사업부문 사장은 4박 5일 일정으로 이달 9일 한국을 방문했다. 키퍼 부사장은 방한 후 본사가 있는 부평공장 등을 방문하고 10일에는 창원공장과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를 방문했다.

또한, 차세대 글로벌 제품 개발과 생산을 위한 투자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임원 등을 만났으며 산업은행과 정부 관계자도 만났다.

일정을 마친 후 12일 언론 간담회를 진행하고 2025년까지 한국시장에 보급형 모델부터 고성능 차량, 트럭 등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10종 출시 계획을 전했다.

간담회에선 쉐보레의 플래그십 모델인 ‘타호(Tahoe)’를 내년 1분기에 선보이고, GMC의 픽업트럭 ‘시에라(Sierra)’ 출시와 사전 예약 진행 계획도 알렸다.

창원공장에서 2023년부터 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생산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그런데, 한국의 전기차 생산 계획 관련한 질문에는 “현재까지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이후 많은 언론이 한국지엠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는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지엠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글로벌 지엠이 석유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2035년부터는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지엠에선 내연기관 자동차만 생산하고 있는데다 부평2공장은 2022년 8월 이후 생산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속적으로 한국지엠과 글로벌 지엠에 부평2공장에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 유치 목소리를 냈다.

“한국지엠에서 중소형 차량 중점 생산, 중소형 전기차 생산 가능”
“지역 공공기관과 정치권, 생산시설 유치에 함께 목소리 내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 스티브키퍼 글로벌 지엠 부사장이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사진제공 노조)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 스티브키퍼 글로벌 지엠 부사장이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사진제공 노조)

지난 6월 한국지엠 사측과 노조가 지엠 멕시코 실라오 공장과 미국 디트로이트 본사 등으로 비교시찰을 갔다. 당시 노조는 한국지엠 장점을 설명하며 전기차 생산 투자 등을 요청했다. 이번 키퍼 부사장의 방한은 당시 노조가 공식 방문을 요청함에 따라 답방 형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김성갑 지부장은 “키퍼 부사장이 언론 간담회에서 ‘현재 전기차 생산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은 당장의 계획이 없다는 것이지 앞으로도 생산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지난 6월 미국 본사에서도 총괄 책임자 등이 한국지엠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고, 생산 경쟁력이 가장 우수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총괄 책임자 등이 세계 여러 지엠 공장에서 전기차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과연 내연기관차 만큼 판매량이 나올지 의구심이 있다고 했다”며 “지엠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한국에서 마지막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미에선 중점적으로 대형차와 세단을 생산하고 있고 한국에선 중소형차를 생산하고 있다”며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중점 생산 차량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함께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는 대형화 되는 추세인데, 글로벌 지엠도 북미를 중심으로 대형차 등 수익성이 많은 차량 생산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지엠은 트레일러, 트럭, 대형 세단, 중소형 순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 30차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성갑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
김성갑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

때문에 김 지부장은 한국지엠이 창원공장에서 2023년 생산할 CUV 차종 5개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면 중소형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 할 때까지 한국은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향후 글로벌 지엠이 전기차 시대가 되면 가장 신속하게 전기차 생산을 위해 빠르게 전환을 할 수 있는 곳은 한국으로 판단하고 있는 점도 희망적이라고 봤다.

언론 간담회에서 키퍼 부사장은 “지엠이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고객 중심의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는 변곡점에 있고 한국시장이 신기술 이해와 습득이 빨라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점이 그 사례이다.

키퍼 부사장이 방한 일정 중 산업은행과 정부 관계자를 만나 나눈 이야기도 전기차 생산과 관련이 있다.

김 지부장은 “한국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등 미래차에 44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집행하고 있는 것을 알기에 부사장이 관련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 간담회에서 GMTCK의 전기차 개발 인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점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지부장은 “한국에서 중소형 전기차를 개발하기 때문에 생산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라며 “전기차 유치를 위해 지역 공공기관과 정치권이 함께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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