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15일 인천공항공사 국감서 질타
“임금·근무시간 자회사로 전환 후에도 변함 없어“
“국가기관에서 노조활동 위축 있을 수 없는 일“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처우는 전환되기 전과 비교해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심상정(정의당, 경기 고양시갑) 의원은 15일 오전 열린 인천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2일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발표했다.

같은 해 8월 공사, 노조, 노사컨설팅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노‧사‧전문가협의회가 출범했다. 3기까지 이어진 협의회 끝에 정규직 전환 대상자 중 일부는 인천공항공사 직접고용으로 나머지 일부는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공사는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인천공항시설관리,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인천국제공항보안 등 자회사 3개를 설립했다.

공사 비정규직 노동자 약 9000여명은 2018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용역업체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노동문제는 외면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국감 직전 인천공항공사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촉구했다.(사진제공 노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국감 직전 인천공항공사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촉구했다.(사진제공 노조)

노조 “임금·근무시간 자회사로 전환 후에도 변함 없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국감 직전 인천공항공사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유홍재 인천공항지역지부 부지부장은 “공사는 자회사에 인건비를 포함한 계약금액을 지급한다. 용역업체 때나 자회사로 전환된 지금이나 노동자의 임금과 근로조건은 공사가 지급하는 계약금액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역업체끼리 경쟁시킨다며 노동력을 할인상품처럼 만들던 낙찰률이 아직도 적용되고 있다”며 “또, 용역업체에서 자회사로 전환했는데, 신입 직원 임금은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이다. 2021년 최저임금이 월 182만원인데 인천공항 자회사 신입 월급은 월 183만원~185만원이다”라고 부연했다.

오순옥 인천공항지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용역업체 때와 달라진 것 없이 자회사 노동자들은 3조 2교대, 자회사 환경미화 노동자들은 주 6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며 “공사 정규직 노동자들과 비교하면 1년에 60일, 약 2달을 더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하는 시간은 훨씬 긴데 받는 월급은 3분의 1 수준이다”라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지난해 11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방침에 따라 카트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제공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지난해 11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방침에 따라 카트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제공 공공운수노조)

“국가기관이 노조활동 위축, 카트노동자는 자회사 전환도 안 돼“

조영록 인천공항지역지부 보안통합지회 사무국장은 “2014년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근로조건이 악화돼 해결하고자 공항 내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것은 공사의 형사 고소였다”며 “이 일로 인해 박대성 인천공항지역지부장에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박대성 지부장이 전환된 자회사는 이를 이유로 해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규직 전환으로 시대적 흐름은 변하는데, 노조 활동 보장만은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러 있다”며 “아직도 인천공항 노동자들은 형사처벌이나 해고 등의 위험을 감수하며 노조 활동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오태근 인천공항지역지부 카트분회장은 “카트노동자들은 아직도 자회사 전환이 되지 않은 채 용역업체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며 “공사는 카트 업무가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에서 철저히 배제 했다.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경기 고양시갑).
정의당 심상정(경기 고양시갑).

심상정 “세계최고 평가 받는 인천공항, 노동자 대우는 최하위“

이날 국감에서 심상정 의원은 노조의 의견을 정리해 김경욱 사장에게 질의했다.

심 의원은 “공사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주 6일 근무하고 있다. 주 5일제가 된 지 18년이다. 그런데, 국가가 운영하는 공항에서 주 6일 근무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고 질타했다.

또, “노조 활동 과정에서 있었던 일로 고소‧고발하는 것 자체가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다. 국가기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김경욱 공사 사장은 “환경미화 노동자 근무형태를 최근에 알았다. 문제점을 인지했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며 “노조활동으로 고소‧고발하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제가) 부임한 이후에 고소‧고발한 건이 없다. 노동자들의 근무형태, 임금조건 등 처우를 개선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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