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 코로나19가 장기화 하면서 보건의료와 철도의 공공성이 취약해졌다. 의료계에선 간호사들이 그만 두는 일이 확산하면서 의료진 확보에 애를 먹고 있고, 대중교통의 핵심인 도시철도는 승차인원 감소에 무임승차 손실까지 더해져 어려움에 처했다.

의료와 철도의 공공성 보장에 어려움이 커지자 노동자들이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국내 도시철도공기업노조는 정부에 공공성 확보를 요구하며 쟁의행위를 예고했다. 정부가 귀담아 듣길 바란다.

우선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국내 의료기관 136곳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인천에선 길병원, 부평세림병원, 신천연합병원, 인천기독병원, 인천보훈병원, 인천사랑병원, 인천성모병원, 인천의료원, 인천혈액원 등이 신청했다.

보건의료노조 역사에서 이렇게 많은 지부가 동시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된 신청 대상 병원은 감염병 전담 공공병원과 감염병 전담 지정 대형 사립대병원 등이다.

보건의료노동자는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요구는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충원’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간호 노동자들이 공공의료기관이나 병원을 떠나는 상황이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등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면 700만원 상당을 받기에 차라리 그쪽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보건의료노조를 포함한 보건의료계는 지속적으로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충원, 그리고 정당한 보상과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정부는 간호등급제 개선과 교대제 개선, 인력충원 요구에 공감한다면서도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감염병전문병원 조기 설립과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공공병원의 공익적 적자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처우개선 사항으로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과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의료기관 비정규직 제한, 의사 인력 확충과 공공 의대 설립 등을 요구하며 9월 파업을 예고했다.

인천교통공사 등 국내 특ㆍ광역시 6개 도시철도공기업 노조도 파업을 예고했다. 우선 인천교통공사 노조가 공동으로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며 진행한 쟁위행위(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83%를 기록했다.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도시철도공기업의 정부 지원 요구는 국내 도시철도공기업의 공통 현안이다. 인천교통공사 노조를 비롯한 국내 도시철도공기업 노조 6개는 지난달 21일 ‘궤도 공동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공동 파업을 결의했다.

도시철도공기업노조 6개는 한국철도공사와 형평성을 주문한다. 정부는 수도권 전철 등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노선의 65세 이상 등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지방공기업이 운영하는 도시철도는 제외 돼 있어 이들 노조는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을 근거로 일반열차 무임운송비의 약 60%를 보전 받고 있다. 코레일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철도운영기관은 해당 기관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 무임승차 등 복지 정책은 정부가 결정하고 손실 책임은 지자체가 떠안고 있다.

인천도시철도(1ㆍ2호선) 연간 이용객은 약 1억6000만 명인데, 이중 무임승차 대상인 노인(만 65세 이상)ㆍ장애인ㆍ유공자 등이 약 2100만 명(13%)에 달한다.

2019년도 결산 기준 인천교통공사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296억원으로 전체 손실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4%이다.

서울교통공사도 사정은 어렵기 마찬가지다. 누적 적자는 결국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서울교통공사는 노조와 2021년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 때 1조원대에 이르는 적자 해소를 위해 직원(1만6792명)의 약 10%를 감축하고,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했다.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만 코레일과 동일하게 적용해줘도 도시철도공기업에 숨통이 트이고, 간호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야 코로나19 방역의 공공성을 지킬 수 있다. 정부가 공공성을 지키려는 보건의료노동자와 도시철도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