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인천녹색연합 캠프마켓 관련 포럼
“토양오염조사는 내부는 물론 주변도 해야”
“수목 보존가치 큰 것 많아... 원형 보존해야”

인천투데이=박소영 기자│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을 역사를 반영한 도시숲으로 조성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29일 2021년 ‘부평미군기지 과거, 현재를 통해 미래를 전망하다’라는 포럼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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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은 2028년 공원(가칭 신촌공원) 조성을 앞두고 있는 캠프마켓의 역사적 의미와 토양오염 정화 과정과 의미를 정리했다. 또 캠프마켓 내 수목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시숲조성 등 향후 공원 조성 방안을 토론했다.

변병설 인천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캠프마켓이 갖고 있는 역사성을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후위기 시대를 대비한 2050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도시숲 조성 등 향후 100년의 밑그림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30일 2021년 ‘부평미군기지 과거, 현재를 통해 미래를 전망하다’라는 포럼을 진행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30일 2021년 ‘부평미군기지 과거, 현재를 통해 미래를 전망하다’라는 포럼을 진행했다.

"캠프마켓 일부 시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의 흔적... 남겨야"

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가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김 이사는 ‘부평미군기지의 역사적 지평과 사적(史的) 공간’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이사는 “1941년 조병창 이전부터 일본군이 부평연습장으로 사용해 오던 역사성을 기억해야 한다”며 “핵심이 되는 건물은 조병창 본부‧병원‧사무실‧생산공장‧기숙사 등이다. 이 시설들은 모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38년 4월 국가총동원법이 제정된 이후 ‘근로보국’이란 구호 아래 각 지역 주민들이 현장에 투입돼 강제 노동에 시달렸다”며 “특히 1944년 ‘학도동원비상조치요강’이 발표된 후 학생들까지 조병창 공장에 동원돼 군수물자를 생산했다”고 부연했다.

김 이사는 또 “부평은 광복 후 미군 주둔과 함께 기지촌으로 변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다다구미‧백마장‧삼릉‧신촌‧관동주다”며 “기지촌은 인권‧평화‧주민자치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곳으로 캠프마켓과 연계해 역사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염 토양조사, 캠프마켓 내부는 물론 주변지역도 해야"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이 두 번째 발제를 맡았다. 박 사무처장은 “캠프마켓 내부 조사 시 다이옥신 항목을 포함하고 정화 기준과 방식을 논의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한 것은 시민의 힘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토양오염에 대해 주한미군은 책임지지 않고 있고, 주변지역 정화 계획은 수립되지 않았다”며 “캠프마켓 내부 조사는 물론 주변 지역 토양오염 조사도 필수적이다. 또, 토양오염 특성상 정화후 모니터링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가 조사한 B구역 내 플라타너스. 나무높이가 32m이다.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가 조사한 B구역 내 플라타너스. 나무높이가 32m이다.

"캠프마켓 플라타너스, 인천자유공원 플라타너스 보다 높아"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는 캠프마켓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도시숲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최대표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캠프마켓 B구역과 D구역 내 수목을 조사했다.

최 대표는 총 32종 234주를 조사했다. 주요 교목은 ▲은행나무 30주 ▲아까시나무 26주 ▲곰솔 22주 ▲은사시나무 19주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15주 ▲리기다소나무 14주 ▲가죽나무 13주 등이다.

이 중 플라타너스 1주가 수고(나무 높이) 32m, 흉고직경(가슴높이에서 잰 둘레) 127cm, 수관폭(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부분의 폭) 24m의 가장 큰 나무로 조사됐다.

최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된 중구 송학동 인천자유공원 내 플라타너스 높이가 30.5m인데, 캠프마켓 내 플라타너스는 32m이다”며 “캠프마켓 내 수목들은 원형보존 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캠프마켓이 공원으로 조성되는 과정에서 수목을 해칠 수 있다”며 “나무의 역사와 가치를 파악해 기록하고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인천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 B구역 내 조형물.
인천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 B구역 내 조형물.

부평구 주민 "공원 조성 시 산곡천 복원도 함께 고려해야"

이날 지정토론으로 곽경전 부평미군부대공원화추진시민협의회 집행위원장, 이복임 부평 산곡2동 주민,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류윤기 인천시 부대이전개발과장이 참여했다.

이복임 부평구 산곡2동 주민은 “주민들도 들어갈 수 없었던 캠프마켓 공원조성을 앞두고 기대가 크다. 공원 조성 시 산곡천 복원도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미군기지 토양오염정화 완료 후에도 오염이 확인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사후모니터링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한 최진우 대표의 도시숲 조성 제안에 공감한다. 기후위기시대에 도시숲 조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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