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여성의 날 기념 유리천장 해소 사례 간담회
유리천장 깬 1호 여성들 한자리에... 6명 중 인천 3명
조현진 해경 국장, 이진숙 프로파일러, 배윤경 기관사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가족부가 선정한 유리천장을 깬 우수사례에 절반이나 인천의 여성들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조현진 해양경찰청 해양오염방제국장, 이진숙 인천경찰청 범죄분석관, 배윤경 인천교통공사 기관사가 그 주인공이다.

왼쪽부터 조현진 해양경찰청 해양오염방제국장, 이진숙 인천경찰청 범죄분석관, 배윤경 인천교통공사 기관사.
왼쪽부터 조현진 해양경찰청 해양오염방제국장, 이진숙 인천경찰청 범죄분석관, 배윤경 인천교통공사 기관사.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여성 리더와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여가부는 공공·민간부문에서 유리벽을 깨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여성들로부터 생생한 현장 의견을 듣고, 정책 건의사항 등을 수렴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

간담회에는 분야별(군인·해경·수사·과학·기술·교통) 유리천장 해소 우수사례자 6명이 참석했다. 인천의 조현진 국장, 이진숙 분석관, 배윤경 기관사를 비롯해 안희현 국방부 해군 중령, 박은정 경희대학교 교수, 안형선 ㈜왕왕 대표가 자리했다.

조현진 국장, 해경 창설 68년 만에 첫 여성 고위공무원

조현진 국장은 해경 최초 여성 고위 공무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방제기획과장을 맡던 지난 1월, 부이사관에서 고위공무원 ‘나급’으로 승진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해경 본청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부이사관은 3급 공무원이며, 고위공무원 ‘나급’은 과거에 이사관(2급)으로 불리던 직급이다. 지난 2019년 부이사관 승진 당시에도 첫 여성 본청 방제기획과장을 맡았다. 해경에서 일반 사무직 가운데 서기관(4급) 이상 여성 공무원은 조 국장이 유일하다. 여성 사무관(5급)은 7명이다.

조 국장은 “개인역량이라기보단 해경이 조직적으로 여성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관리를 해줬기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방제국 인원 중 24%가 여성이며 지난해 신규채용자 29명 중 14명이 여성이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이 고위직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경 17년 근무 기간에 발령과 청사 이전 등으로 이사를 17번 했다. 이는 직원들의 삶의 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지난해 인사조항을 개정해 6급 이하 직원들이 근무지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게 ‘원소속제도’를 도입했다. 직원들에 조직에 더욱 애착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진숙 국내 여성 1호 프로파일러... “여성 젠더감수성 강점”

이진숙(50) 분석관은 국내 여성 1호 프로파일러이다. 지난 2006년 범죄분석관 특채 1기로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인천 모자살인사건에 이어 인천 연수구 초등학생 살인사건을 담당했다.

이 분석관은 인천경찰청에서 16년간 다양한 강력 사건을 맡으며 300여 명이 넘는 피의자들을 만났다. 지난해에는 책 ‘오늘도 살인법을 만나러 갑니다’를 출간했고, 유재석 씨가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 ‘유퀴즈’에도 출연하며 프로파일러들의 세계를 알렸다.

이 분석관은 “전체 경찰관 인원 중 여성은 10% 수준이지만, 프로파일러는 여성이 70% 수준이다. 여성으로서 젠더감수성을 잘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피의자 면담 과정에서 잘 발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지역마다 있지만, 완전한 공공의 영역은 아니라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출산과 양육을 사회적으로 책임질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배윤경 기관사, 국내 최초·최연소 여성 탑콘 영예

배윤경(29) 기관사는 2020년 인천교통공사 최우수기관사 ‘탑콘’에 선정됐다. 국내 모든 지하철 운영기관들은 자체 규정에 따라 매해 최우수기관사 탑콘을 선정하고 있다. 배 기관사는 국내 최초 여성이자 최연소 탑콘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천도시철도 기관사 160명 중 여성은 10명뿐이다. 배기관사는 2016년 인천교통공사에 입사한 이후 인천 1호선 본선열차를 운행했다. 만 5년이 안 되는 경력동안 약 13만km 무사고를 자랑한다.

배 기관사는 “기관사 업무와 책임은 남녀 상관없이 모두 동일하다. 최근 여성기관사가 늘면서 남성 중심이었던 업무환경도 변하고 있다”며 “편견을 깨고 도전하는 여성들이 늘어나 앞으로도 여성기관사가 더욱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장래희망이었던 기관사가 됐고 최우수 기관사로 선정돼 기쁘지만, 여성 최초라는 책임감과 부담이 크다”며 “승객들이 앞으로도 안전하고 편히 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 여러 분야를 공부하며 철도종합전문가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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