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 11개월...잭 니클라우스골프장 분회장과 조합원
‘부당해고’, ‘노조찍어내기’ 사측 대항 끝까지 투쟁할 각오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올해 2020년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다. 그러나 인천에는 아직 거리에서 싸우는 노동자들이 있다. 한국의 노동현실은 열사가 분신했던 1970년에 멈춰있는 듯하다.

민주노총 인천일반노조 잭 니클라우스골프장분회(분회장 강명희)는 올해 1월부터 복직 투쟁을 했고, 지난 5월 13일부터 송도 잭 니클라우스골프장 앞에서 7개월째 천막농성 중이다. 이들은 사측의 ‘부당해고’와 ‘노조찍어내기’ 행위에 대항해 투쟁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5월 13일부터 7개월째 골프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10년 간 일한 노동자 포함 조합원 7명 해고...‘노조 찍어내기’ 의혹

송도 잭 니클라우스골프장을 운영하는 NSIC(인천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의 운영자회사인 송도스포츠클럽은 지난해 12월 말 보안·미화·식당관리 용역업체를 ‘고함’에서 ‘우림멘테크’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15명 중 7명이 고용승계가 거절돼 사실상 해고됐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평균 3년~7년 근무한 노동자로, 골프장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2010년부터 10년 동안 일한 노동자도 있다.

김덕순 부분회장은 골프장에서 10년간 누구보다 열심히 청소 일을 했다. 그는 “회사의 해고 통보를 받고 제일 억울하고, 죽고 싶었다. 10년간 청소 일을 하면서 고객들이 불편하지 않게 뒤처리하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열심히 청소했다”며 “정말 열심히 했는데 소용없다. 노동조합하면 자르고 회사에 잘해야만 고용이 유지되는 것인가”라며 한탄했다.

이어 “일자리가 없어서 다른 곳을 못가는 게 아니다. 정년까지 갈 내 직장이라고 생각해 아낌없이 일했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던 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복직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해고 통보를 받은 7명은 모두 민주노총 인천지역 일반노조원으로, 그동안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파견업체가 바뀌어도 고용승계 돼왔다. 이에 조합원들은 ‘노조 찍어내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이들은 올해 1월 1일부로 해고되고, 골프장 앞에서 출근 시위를 하고, 현수막을 걸었다. 그러나 회사는 반응이 없자 5월 13일부터 회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천막농성을 시작하고, 이들에게 일상은 없었다.

이들은 새벽 6시30분에 출근해 NSIC의 지분을 다수 가진 포스코 사옥 앞에서 피켓시위를 한다. 천막을 누가 걷어가지 않을까 조합원들은 밤에도 교대로 천막을 지킨다.

강명희 분회장은 “처음에 거리에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보고 동네 주민들이 항의했다. 이 때 주민들에게 우리 사정을 설명해주니 이제는 음료를 사주는 등 인식이 바뀌었다”며 “주민들 생각하면 빨리 철수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앞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의 부당해고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골프장 앞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의 부당해고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측 노조 탄압 행위도 다수

조합원들은 사측의 노조 탄압행위도 심했다고 강조했다. 강 분회장은 “골프장 직원들이 현장소장 대신 하청업체 직원들의 근무시간과 직군, 청소구역을 바꾸는 등 갑질이 심했다”며 “골프장에서 7년 근무한 영양사는 노조가입 후 사무실 책상을 지하에 옮겼다”고 말했다.

이어 “CCTV가 있는 방에서 일대일 면담을 해 다른 직원을 평가하게 했다”며 “동료를 흉보게 하는 것에 압박감을 느꼈지만, 당연히 고용승계를 받을 줄 알고 부당함을 느꼈어도 신고하지 않았다. 그리고 짤렸다”고 강조했다.

강 분회장은 현재 송도스포츠클럽, 우림멘테크가 골프장 청소·조리 등 업무를 맡고 있는 데, 조합원들의 사용자성은 고함에게 있어 어려운 싸움이라고 했다. 그리고 천막농성이 7개월째다 보니 어느덧 겨울이 됐다. 추워지면서 더 고되지만, 이들은 오직 복직만을 위해 싸운다고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강 분회장은 “복직할 때까지 집회할 것. 억울해서 물러날 수 없다”며 “불빛과 차량소음으로 천막에서 자는 것이 힘들다. 그러나 복직을 해야만 마음고생이 빨리 해결된다. 우리는 1년이고 10년이고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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