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인천투데이 공동기획]
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사업 ②
느린 학습자 지원사업의 중요성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느린 학습자’로 불리는 경계선 지능 아동(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은 표준화된 지능검사에서 지능지수가 70~85 아동으로, 지능의 정규 분포를 보면 전체 아동의 13.6%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은 장애범주에 속하지 않기때문에, 관련 지원이나 연구가 전무한 실정이다. 많은 부분에서 정부 정책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 올해 첫 시범사업 시작
인천 등 5곳 지역아동센터지원단 수행

지난 12일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이 진행한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 사업 대상 부모와의 간담회.
지난 12일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이 진행한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 사업 대상 부모와의 간담회.

국내에서 정부가 경계선 지능 아동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2013년 사회성과연계채권(SIB) 발행 사업으로 그룹홈(아동ㆍ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소규모 공동생활 가정) 아동들을 지원한 것이 첫 출발이다.

이후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아동자립지원단(현 아동권리보장원의 전신)이 보육원과 그룹홈 아동들을 대상으로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아동권리보장원이 출범했고, 올해 처음 시범사업을 도입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정책을 종합적으로 펼치고 아동복지 관련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데 필요한 정책 수립 지원, 사업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아동권리보장원 설립ㆍ운영에 관한 아동복지법이 2018년에 통과된 후 지난해 7월 드림스타트사업지원단ㆍ아동자립지원단ㆍ중앙입양원ㆍ실종아동전문기관이 통합해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출범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올해 3월부터 인천ㆍ광주ㆍ경기남부ㆍ충북ㆍ충남 등 5곳의 지역아동센터 시ㆍ도 지원단을 통해 지역아동센터 200곳의 경계선 지능 아동 1000명을 지원하는 ‘사회적응력 향상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복권기금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시범사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지원 규모와 서비스 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아동센터 시ㆍ도 지원단은 전문 강사를 파견해 기초학습과 사회적응력 향상 프로그램을 주 3회 일대일로 지원한다. 정규 프로그램 이외에 월 1회 놀이ㆍ체육 등 외부 체험활동도 추가로 지원해 아동이 다양한 사회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 돕는다.

인천지원단 통해 지역아동센터 40곳 200명 지원

파견전문가 교육프로그램의 모습.
파견전문가 교육프로그램의 모습.

인천에선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단장 인수영)을 통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지원단은 지역아동센터 40곳 200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지원사업의 부제는 ‘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사업’이다.

인천지원단은 자문과 교육을 전담하는 교수 2명과 수퍼바이저 3명, 파견 전문가 40명으로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파견 전문가들은 지역아동센터를 매주 4회 방문해 사회적응력과 기초학습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일대일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인천지원단은 파견 전문가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가 양성 보수교육과 수퍼비전 제공 사업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초학습능력 강화 프로그램은 아동 1인당 주 2회로 실시한다. 읽기와 쓰기, 산술 능력을 중심으로 주요 개념 중심 학습 지원과 상담을 하는데, 경계선 지능 아동 전용교구재를 활용한다. 또한 주의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추가 학습과 수퍼비전을 통한 프로그램 진행 후 지역아동센터 담당자와 대상 아동의 학습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사회적응력 향상 프로그램은 아동 1인당 주 1회 일대일로 실시하며, 전용 교구재를 활용한 그룹별 지도도 병행해 진행한다. 이를 통해 기본 생활기술 습득과 진로 탐색, 사회성 증진, 경제관념 함양을 도모한다.

결과적으로 아동의 기초학습 지원과 심리·정서적 지원을 통해 사회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월엔 개별 참여 아동의 창작물을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하고 전문가 심사와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창작물 발표대회를 진행했다.

발표대회는 참여 아동의 읽기쓰기 등 강화된 역량을 활용해 산출된 개별 작품 공유로 동기 부여를 강화하는 데 취지가 있다. 발표대회엔 지원 아동 200명 중 약 100여 명이 창작물을 출품하기도 했다.

파견전문가 수퍼비전 그룹모임의 모습.(사진제공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
파견전문가 수퍼비전 그룹모임의 모습.(사진제공 지역아동센터 인천지원단)

마지막으로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사업이다.

사업 이해 도모를 위한 홍보물 제작과 기획기사 발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학부모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등과의 지역간담회를 진행한다.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역 공동체 안에서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11월에는 지역아동센터 간담회, 대상 아동 부모와의 간담회를 진행을 했으며 12월에는 지역아동센터 등과 사업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회를 열 계획이다. 지역교육지원청의 관심을 유도하고 지속적인 소통도 계획 중이다.

11월 12일 진행한 부모 간담회에 참여한 한 어머니는 “아이가 지역아동센터에서 수업을 받고 와서 아주 유익하다고 좋아한다”며 “아이가 바뀌는 것을 느끼게 돼 믿음이 가고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사업 자문을 맡고 있는 백현주 성균관대학교 겸임 교수는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은 유럽 등 많은 선진국에선 이미 제도화돼있다”라며 “경계선 지능 아동들은 느린 학습자로 직접 만지고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어, 이들에 맞는 학습 지원과 사회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다음 호에는 인천지원단의 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 사업 우수 사례를 실을 예정입니다.

※ 이 기사는 2020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복권기금사업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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