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열린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책 토론회서 의견 나와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한국지엠 노동자 74%가 ‘글로벌 지엠이 본사 발전을 위해 한국지엠을 희생시키는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흐름으로는 한국지엠 단계적 축소 이후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김성갑)가 지난 13일 오후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 ‘코로나19시대 한국지엠의 갈 길을 묻다’에 토론자로 나선 황현일 창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한국지엠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13일 오후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한국지엠 부평공장 복지동 내 소극장에서 진행한 ‘코로나19시대 한국지엠의 갈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의 모습.
13일 오후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한국지엠 부평공장 복지동 내 소극장에서 진행한 ‘코로나19시대 한국지엠의 갈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의 모습.

황 연구원은 “글로벌 지엠은 전형적인 미국식 기업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지엠에 의해 한국지엠은 자체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미래자동차 개발 정체 속에서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현재까지 흐름은 지엠이 철수한 캐나다와 독일의 상황과 유사해 단계적 축소 이후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지엠 전망 문제는 내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어 산업부ㆍ지자체ㆍ노조ㆍ경영진이 함께 공론장에서 미래를 논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2018년에 한국지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조사 결과를 보여줬다. 응답자의 74.0%가 ‘글로벌 지엠의 발전을 위해 한국지엠을 희생시키는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 발전을 위한 경영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87.9%가 ‘전혀 그렇지 않다’거나 ‘그렇지 않은 편이다’라고 답했다.

‘한국지엠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글로벌 지엠에 의존하는 경영 방침’이 59.4%로 가장 높았고, ‘한국 경영진의 역할 부재’가 32.3%로 뒤를 이었다.

안 원장은 “현재 한국지엠은 수출 중심인데, ‘뷰익’ 브랜드 판매 확대 등으로 내수판매 증대가 필요하다”며 “2030년까지 안정적 생산체계 유지를 위한 중장기 물량 확보와 전기차 생산을 요구해야 하고, 노조는 내부 조직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와 결합력을 높여야한다”고 제안했다.

고종순 한국지엠지부 정책연구위원은 “현대차의 경우 전기차를 국내 공장뿐 아니라 유럽에서 생산ㆍ판매하고 있지만, 한국지엠은 생산 물량의 90%를 북미에 수출해 북미 수출이 막히거나 북미 생산이 이뤄지면 생존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량 확보와 수출 다변화, 친환경차 생산, 고유 브랜드 확보, 독자적 의사결정 구조 마련 등이 필요하다”며 “전기차의 상당 부분 부품을 한국에서 수출하고 있기에 정부ㆍ지자체ㆍ부품사와 협력해 생존을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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