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지원 회전한도대출 통장은 한 푼도 안 건들어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책 토론회서 발언 나와
“친환경차 생산 등 장기 발전 전망 마련해야”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ㅣ한국지엠이 경영위기 속에 2018년 정부와 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8100억 원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전액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모기업인 글로벌 지엠은 한국지엠의 이전가격 조작 등으로 수천억 원을 미국 본사로 빼돌린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13일 오후 한국지엠 부평공장 복지동 내 소극장에서 ‘코로나19시대 한국지엠의 갈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항구 자동차부품 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코로나19와 세계 자동차산업 및 한국정부의 외투자본 정책’과 오민규 한국지엠지부 자문위원의 ‘지엠과 한국지엠 경영형태 변화 및 노동조합의 대응방향’ 등 두가지 주제의 발제가 있었다.

이어 황현일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안재원 전국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 황해창 한국지엠지부 정책기획실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13일 오후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한국지엠 부평공장 복지동 내 소극장에서 진행한 ‘코로나19시대 한국지엠의 갈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의 모습.
13일 오후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한국지엠 부평공장 복지동 내 소극장에서 진행한 ‘코로나19시대 한국지엠의 갈 길을 묻다 정책토론회’의 모습.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자동차 수요가 세계적으로 2000만 대가 감소했으나,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선호도는 증가하고 있다”며 “전기차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 자율주행차 경쟁력 평가에서 지엠은 지난해 3위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어 “지엠은 중장기적으로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전기동력과 자율주행화 가속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을 봤을 때 자동차 산업 고용 감소는 기우일 뿐이고 친환경·자율차와 병행 발전할 경우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민규 자문위원은 “한국지엠이 산업은행 지원 8100억 원은 통장에 잔고 하나 없이 다 사용했는데, 당시 산업은행과 합의해 지엠이 지원하기로 하고 차입한 28억 달러의 회전한도대출 통장은 한 푼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지엠의 2019년 매출 원가율은 94.22%이고 3305억 원이 손실이었다”며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지출은 낮아졌는데 매출원가율이 오히려 상승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세청으로부터 이전가격(다국적기업이 모회사와 해외 자회사 간 원재료·제품·서비스를 주고받을 때 적용 가격) 조작 혐의로 적발돼 226억원의 추징금을 받았다”며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이 헐값인 것을 보면, 이전가격 조작으로 수천억 원을 미국 본사로 빼돌렸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자문위원은 군산공장 폐업, 물류센터 통폐합과 정비사업소 축소 시도, 비정규직 집단해고, 부평2공장 2022년 생산계획 없음 등 한국지엠의 계속되는 구조조정 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또한, 중국과 미국, 서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 자동차 내수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임에도 한국은 지난 6월 이후 내수시장이 대폭 증가했다며 전기차 시장과 함께 준비한다면 전망이 밝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스파크 EV와 볼트를 개발하고 생산한 경험이 있고 LG화학 등 훌륭한 전기차 부품 인프라, 초고속 성장 중인 한국 전기차 시장 등으로 한국지엠이 전기차 생산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오 자문위원은 “부평2공장 신차와 물량 투입, 매각·폐쇄 등 구조조정 저지, 총고용 보장과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더불어 내수시장 역량 강화, 전기차와 친환경차 등 미래자동차 생산 계획을 세우는 등 장기 발전 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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