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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⑤ (주)신성피엔텍

A4용지 등 사무용품 생산ㆍ판매
봉사활동, 사회적기업 전환 계기
직원 절반 장애인· · ·모두 정규직

[인천투데이 최종일 기자]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주)신성피엔텍은 ‘함께 만드는 일자리,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을 추구한다. 그래서 회사를 이끄는 김경훈ㆍ하현정 대표는 회사 직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한다.

이곳은 A4ㆍB4용지 같은 사무용지를 생산ㆍ판매한다. 다른 사무용품과 판촉물, 인쇄물도 취급한다. 사무실에서 쓰는 모든 제품을 다룬다고 보면 된다.

신성피엔텍은 장애인ㆍ노인ㆍ청년 등 취업 취약계층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회사 구성원 21명 중 10명이 장애인이다. 두 대표는 장애인 직원들의 복지사 역할도 겸한다. 사회복지사의 허락을 받고 이들에게 적금을 독려하기도 한다. 휴대폰 등의 할부금 납부를 관리해준 적도 있다. 관리해주지 않으면 할부금을 제때 내지 않아 연체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현정 대표는 “장애인 직원들은 어느 정도 도움과 지도의 손길이 필요하다. 때때로 그들을 지도한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이유는 그들의 자립을 돕고자 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적장애 3급 직원에게 ‘엑셀’을 알려주니, 지금은 간단한 작업은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회적기업 (주)신성피엔텍 하현정(왼쪽)ㆍ김경훈 대표.

봉사활동으로 바뀐 가치관

두 대표가 장애인들과 가까워진 계기가 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다. 하 대표는 “시각장애인들을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에겐 우울증과 화병이 많다.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보며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김 대표도 봉사활동을 함께한다. 복지회관에 들러 할머니들의 식사를 도와주거나 말벗이 돼주곤 한다.

이러한 봉사활동 경험은 신성피엔텍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00년에 설립된 신성피엔텍은 2018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인증 심사 점수에 두 대표의 봉사활동도 반영됐다. 덕분에 ‘예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면서 두 대표의 가치관도 변했다.

“사회적 약자 채용을 늘려가기로 마음먹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이 느낀 점이다. 저희는 자녀들을 다 키웠다. 이제는 다른 아이들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까 궁리하던 중 일자리를 마련해주면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하 대표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에 김 대표도 동의했다고 했다.

좋은 일을 함께 나누다

이러한 뜻을 나누고자 신성피엔텍은 다른 기업이나 기관들과 협업한다. 노틀담복지관과 고용연계를 맺었다. 신성피엔텍은 복지관 장애인들에게 맞춤 훈련을 제공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서로 마음이 맞는 순간이 찾아온다고 하 대표는 말했다. 이들에게 일을 가르치면서 채용을 제안한다. 5명이 입사했다.

사회적기업 ‘떡이랑찬이랑’과도 뜻을 함께한다. 두 대표가 봉사활동을 갈 때면 떡이랑찬이랑 제품을 구매해가서 나눠주는 식이다. 지난해 3월에는 떡이랑찬이랑 제품을 쪽방 노인들에게 나눠줬다.

(주)신성피엔텍 직원들의 작업 장면.

래처 선입견 깨고자 노력

두 대표가 회사를 운영한 지 20년이 다 돼간다. 그동안 사회적기업ㆍ여성기업ㆍ장애인표준사업장ㆍ환경표지 등을 인증 받았다. 작년에는 시민평가단이 선정한 ‘사회적 가치 우수 기업’에도 선정됐다.

제품에 인증서 스티커를 붙인다. 김 대표는 “한때는 거래처에서 이런 스티커를 보고 거래를 망설인 적도 있다. 사회적기업 혹은 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에 가지는 선입견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령 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을 다루는 기업은 납품이 느리다는 선입견이 있다. 또, 품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업체는 우리와 거래를 잘 안 하려했다”고 덧붙였다.

몇 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나아졌다고 두 대표는 입을 모았다. 신성피엔텍은 품질을 엄격히 관리한다. 복사용지 제단 시 허용오차범위 0.5mm를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오차범위를 작게 하려면 제단 작업 시 생산량을 줄여야한다”라며 “생산량도 중요하지만 품질 관리를 더 우선시 한다”고 말했다.

‘차별 없는 회사, 장애인 자립’ 추구

신성피엔텍엔 비정규직이 없다. 배송기사도 직접 고용한다.

김 대표는 “물량이 많아 직접 고용을 하고 있는데, 물량이 늘 일정한 것은 아니다. 적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때로는 비정규직을 고용해 인건비를 줄이고 싶은 유혹도 있다”라고 한 뒤 “그렇지만 고용 시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다소 어렵더라도 직원들과 함께 한다는 마음을 늘 잃지 않고자한다”고 말했다.

신성피엔텍의 최종 목표는 매출 증대가 아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자립을 돕는 것이다. 하 대표는 “장애인 친구들은 다양한 상황에 처해있다. 가정형편이 불우한 경우도 많다. 간혹 부모가 자녀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이들이 자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신성피엔텍이 생산한 사무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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