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돌봄 사업 앞장서고 여성일자리 창출하는 게 보람
노인 돌봄 사업 앞장서고 여성일자리 창출하는 게 보람
  • 최종일 기자
  • 승인 2020.02.03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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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천투데이 공동기획
인천사회적기업 탐방④ (주)정다운
환자와 간병인 매개 역할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해야

[인천투데이 최종일 기자] 간병은 단지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택하기에는 힘든 직업이다. 환자를 보살핀다는 희생과 봉사 정신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열악한 환경과 노동조건을 견뎌내기 힘들다. 24시간 환자 곁에 머물면서 때로는 피고름도 손수 치워야 한다. 쪽잠을 자기 일쑤며, 간혹 환자의 가족 눈치까지 살펴야 한다.

간병인들이 환자를 보살피고 있다. (사진제공ㆍ정다운)
간병인들이 환자를 보살피고 있다. (사진제공ㆍ정다운)

 간병인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사람이 있다. 미추홀구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주)정다운을 이끄는 장옥순 대표다. 그는 환자와 간병인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06년에 설립한 (주)정다운을 거쳐간 간병인은 대략 700명이다.

현재 실제로 간병을 하는 이는 110명이다. 모두 여성으로, 가계를 책임지는 이가 많다. 연령대는 보통 60~70대이며, 90%가 취약계층이다. 장 대표는 노인 돌봄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과 여성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장 대표는 간병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느낀 소회도 말했다. “이들은 간병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간병을 받아야할 처지에 놓인 분들이다”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간병인들의 근무 형태를 보면, 격일제 근무와 2일 연속근무 후 1일 휴무가 많다. 열악한 환경에서 피로감이 쌓이며 건강을 해친다. 관절통과 같은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으며, 갑작스레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급여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주)정다운에 소속된 간병인들 중 대략 70명만 근로기준법에 따른 급여와 휴게시간을 보장받는다. 국가 정책사업인 ‘보호자 없는 병실’과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를 보살필 때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보호자 없는 병실’ 등 운영 병원으로 지정한 병원에서 간병인을 선발할 때 나이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

2019년 3월에 열린 ‘무의탁 환자 무료 야간 간병 사업 발대식’ 모습.(사진제공ㆍ정다운)
2019년 3월에 열린 ‘무의탁 환자 무료 야간 간병 사업 발대식’ 모습.(사진제공ㆍ정다운)

장 대표는 “인천의료원도 간병인을 60세까지만 선발한다. 좀 더 젊은 사람을 쓰겠다는 병원 측의 의중도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나이가 더 있는 간병인들이 더 성실하게 근무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보탰다.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절박한 심정으로 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서울북부병원은 간병인 지원 자격을 70대까지 완화했다”며 “간병인 나이 제한을 완화해 더 많은 사람이 일할 권리를 보장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나머지 간병인 30~40명의 임금은 최저임금의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들이 24시간 근무해 손에 쥐는 건 9만 원 남짓이다. 교통비와 식비를 모두 포함한 금액으로, 시급으로 따지면 대략 4000원이다. 이런 경우는 환자가 개별로 간병인을 구할 때 자주 발생한다. 환자와 간병인이 급여를 포함한 노동조건을 서로 협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병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60~70대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간병 외에는 거의 없다.

장 대표는 “이 일을 하려는 분들도 막상 해보면 꾸준히 하기 힘들다. 건강이 나빠져 그만두는 이유가 크다. 정부 지원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한다. 정부에서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것처럼, 어르신을 위한 지원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껏 700명이 넘는 간병인을 바라보면서 한 생각이라면서.

장 대표는 “간병은 젊은 사람도 하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도 70대 간병인들도 계신다”라며 “앞으로 간병인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정다운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환자들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무의탁 환자 무료 야간 간병 지원 사업인 ‘희망을 나누는 손’에 2017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주)정다운은 간병인과 환자 소개ㆍ알선료와 국가 정책사업 시 간병인 파견사업 수익으로 운영된다. 다만 알선료를 모든 간병인에게 받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소득을 유지하는 간병인에게만 받는다. 파견사업 입찰에 참여하지만, 낙찰은 쉽지 않다. 지난해 10건 중 2건만 성사됐다.

장 대표는 “서무 직원 2명도 시간제 노동자다. 올해도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 뒤 “사회적기업인의 정신과 자부심으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간병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주)정다운. 미추홀구에 위치해있다.
간병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주)정다운. 미추홀구에 위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