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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⑥ (사)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
복사용지 생산업체, 사회적기업 최초 ‘마스계약’
직원을 위해 작업장치 개발ㆍ사회임대주택 건립

[인천투데이 최종일 기자] 인천 서구에 있는 (사)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는 복사용지를 생산ㆍ납품하는 업체다. 매출로 보면 국내 사회적기업 중 50위권에 든다.

사회적기업 최초로 조달청 마스 계약(다수 공급자계약)을 따냈다. 이곳을 운영하는 윤기상 이사장은 ‘회사가 성장해온 원동력은 직원들과 호흡’이라고 말했다.

윤기상 사회적기업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 이사장.

윤 이사장은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을 털어놨다. “사회적기업의 과실(果實)이 모든 직원과 공유되고 있는지 의문이에요. 그 점을 늘 신경 쓰고 직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고자 애쓰고 있어요.”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는 2010년 설립됐다. 윤 이사장과 장애인노동자 7명이 시작했다. 어느덧 구성원은 95명으로, 이들 중 85%가 취약계층이다. 윤 이사장은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초창기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2008년 도입된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특별법’으로 공공기관의 의무 구매를 지원받은 게 힘이 됐다.

“이 제도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2008년 이전에도 있었지만, 특별법이 도입돼 더 활성화됐죠. 사실상 장애인ㆍ취약계층 구성원 덕분에 회사가 이 제도의 지원을 받는 겁니다. 장애인ㆍ취약계층 직원들이 있기에 회사가 성장한 셈이죠. 이 점을 고려해 그들에게 적절한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봅니다.”

윤 이사장은 회사의 과실(果實)을 직원들과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 급여뿐만 아니라 더 나은 복지와 편의를 제공하고자 애쓴다.

자체 개발한 작업장치로 직원들의 노동 강도를 줄였다.

구성원 행복 무엇보다 중요

복사용지 생산 작업은 때론 무거운 것을 옮겨야한다.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는 노동 강도를 줄이고자 작업장치를 개발했다. 원지를 재단기에 들어 올리는 리프트와 완제품 자동 적재 장치를 개발한 덕분에 힘든 작업은 장치로 대체한다.

윤 이사장은 어는 순간 직원들을 곁에서 보면서 노동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생계수단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노동이 지적능력도 향상한다는 걸 알았다. 또 처음엔 소심했던 구성원이 일할수록 활기를 띠는 걸 경험했다.

“어느 날 보니, 대다수 직원이 주거문제로 어려움을 겪더라고요. 직원들 급여의 상당 부분이 월세로 빠져나가 돈을 모으기 힘들다는 걸 깨달았죠. 또, 집과 회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직원들은 출ㆍ퇴근 어려움을 겪고요.”

윤 이사장은 회사 근처에 직원들 숙소를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그 결과 회사에서 5분 남짓 걸리는 위치에 사회임대주택을 짓고 있다. 직원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임차할 예정이다. 수익금은 일자리 창출에 쓸 계획이다.

윤 이사장은 직원들을 보며 주거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동안 일부 직원의 전세금을 지원해준 적 있다. 이 제도를 시행하니 직원들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게 눈에 띠었다. 덩달아 업무 효율도 상승했다.

그는 “임대주택에서 생활하면서 급여를 착실히 모은다면 직원들도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겠죠”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회사 근처 사회임대주택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회사는 사람으로 운영

‘회사는 사람으로 운영한다’는 게 장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잘 운영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회사 건물 꼭대기 층은 가정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휴게실로 사용한다. 조리 기구부터 시작해 안마의자까지, 직원들 편의를 배려했다.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와 같은 회사 규모라면, 회계를 담당할 직원이 3명은 있어야한다. 그러나 회계 담당은 1명이다. 관리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그 비용을 아끼면 직원들에게 좀 더 많이 급여를 지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 업무보고 절차도 간단하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결재도 생략한다. 이사장과 직원들 간 상호신뢰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윤 이사장은 “서로 믿지 못하면 관리비용은 상승할 수밖에 없죠. 절차를 간소화했지만 직원들과 저는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에 문제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설립한 지 10년째,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는인천을 대표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윤 이사장은 “회사가 커질수록 사회적경제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마음을 늘 가슴에 새기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회사 건물 꼭대기 층에 마련된 직원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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