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받는데 공사 예산으로 지급 ‘도덕적 해이’ 논란
홍철호, “내부 규정도 없어… 기재부ㆍ국토부가 감사해야”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핸드폰 4400만 원 어치를 구입해 임직원에게 지급한 뒤, 요금 약 1억2000만원까지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경기김포시을, 국토교통위원회)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홍철호 국회의원

홍 의원은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3조5628억 원으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40%에 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사 재정으로 임직원들에게 4452만 원 어치의 핸드폰을 지급하고, 요금 1억1849만 원을 대납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공사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사장을 비롯해 임원을 맡고 있는 각 본부장(상임이사)과 홍보실장 등 일부 직원들에게 공사 예산으로 갤럭시S10(5G), 갤럭시S10+, 갤럭시노트9, 아이폰XR 등 핸드폰 45개를 구매해 지급했다.

또한, 공사는 같은 기간 동안 이들 임직원의 핸드폰 요금을 대납했다. 2014년 2183만 원, 2015년 2180만 원, 2016년 1900만 원, 2017년 1854만 원, 2018년 1953만 원, 올해(9월 말 기준) 1779만 원으로 최근 5년 9개월간 1억1849만 원을 지급했다.

현재 기준 공사가 핸드폰 요금을 대납해주고 있는 임직원은 사장, 부사장, 본부장(4명), 감사위원, 실장(6명) 등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경영본부장(부사장) 등 상임이사들은 공사 임원으로, 지난해 기준 각각 2억5949만 원, 평균 1억9137억 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받는데, 휴대폰를 예산으로 구입해 주고 요금까지 지급해줘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홍철호 의원이 추가로 조사한 결과, 이들 임직원들에게 공사 재정으로 핸드폰을 지급하고 요금을 대납할 수 있다는 공사의 ‘내부 지침’이나 ‘규정’은 전무 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공식적인 근거’도 없이 임의로 핸드폰을 지급하고 요금을 대납한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공사는 “경영진의 효율적인 경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홍 의원은 “인천공항공사는 자본금 3조6178억 원으로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공기업이다”라며 “기재부와 국토부는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경영진에 대한 핸드폰 지급과 요금 대납이 효율적인 경영 활동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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