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자 논란 일었던 최계운 인천대 교수 선출
서구 혁신위원들, “위원장 교체 없으면 불참”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위원장 선출 전 내정으로 비판을 받아 파행을 겪은 인천시상수도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위원장을 결국 내정설 당사자인 최계운 인천대학교 교수로 선출했다.

지난 16일 열린 인천시상수도혁신위원회 2차 회의. 왼쪽이 위원장으로 선출된 최계운 교수.(사진제공ㆍ인천시)

시는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 이후 상수도 정책 개선과 미래발전시스템 구축을 위해 7월 25일 발족한 혁신위 2차 회의를 지난 16일 개최했으며, 혁신위 내부 논의를 거쳐 최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시 상수도 정책 전 과정에 주민과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출발했지만 시작부터 삐걱댔다. 혁신위 구성에서 시민단체를 배제했다는 지적이 나왔으며, 첫 회의를 개시하기 전에 시가 최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위원들을 들러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서구지역 주민대표들과 시민ㆍ환경단체 등에서는 최 교수가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을 지낸 점을 문제 삼고 혁신위가 토목사업 창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시는 8월 1일 2차 회의를 열어 위원장을 선출하려했지만, 불발로 끝났다. 시는 영종지역 주민대표 1인을 위원으로 추가 위촉한 뒤 지난 16일 2차 회의를 다시 열었다.

혁신위는 영종 주민대표를 포함해 주민단체 4명, 시민단체 3명, 대학교수 6명, 업계ㆍ연구기관 전문가 6명, 시의원 2명, 시 공무원 3명으로 구성됐다. 또한 시민단체 위원 중 1명이 공동 간사로 선임됐다.

혁신위는 향후 매주 1회 회의를 열고 ▲수돗물 사고 재발 방지 ▲선진화 기술 도입으로 미래발전전략 구축 ▲그동안 추진해온 상수도 행정 전반에 대한 체계적이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23일 3차 회의를 열고 추후 현장 확인도 진행한다.

최계운 혁신위원장은 “평생 상수도 분야에서 일했기에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돕겠다는 각오로 참여했다”라며 “혁신위가 시민에게 어떻게 봉사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시민이 믿을 수 있는 수돗물이 될 수 있게 많은 지혜를 모아 좋은 성과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혁신위에 주민단체 대표로 참여한 ‘서구 수돗물 정상화 주민대책위’ 관계자들은 위원장이 바뀌지 않으면 불참하겠다고 시에 통보했다.

김선자 주민대책위원장은 “시가 자질이 안 되는 사람에게 위원장 자리를 내준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며 “시의 입장에 변함이 없으면 혁신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을 지낸 것은 맞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위원들이 이미 선출한 위원장을 바꾸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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