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붉은수돗물대책위 활동단체는 빠져… 첫날부터 파행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상수도 정책과 미래발전 시스템을 구축할 혁신위원회를 25일 출범하려고 했지만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시는 상수도 정책 전 과정에 주민과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체계적인 상수도 미래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며, 시민참여로 협치를 이루기 위해 ‘인천광역시 상수도혁신위원회’를 발족한다고 이날 밝혔다.

시는 물 관련 학계, 연구기관, 공공기관,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과 시민단체, 주민대표, 시의회, 공무원 등 모두 22명으로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25일 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장을 선출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붉은 수돗물 서구민관대책위원장의 반발로 무산됐다.

혁신위원회 발족에 앞서 김선자 서구대책위원장은 “붉은물 수돗물 사태 발생 이후 대책위원회에 참여해 주민들과 함께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던 시민사회단체는 배제됐다. 이들이 빠진 혁신위원회 구성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위원 구성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위원장 선출도 거부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 구성을 다시 한 뒤 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시는 이날 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다음 회의로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시는 이날 야심차게 혁신위원회 발족을 준비했지만 결과적으론 빈축을 사고 말았다.

인천시청

여기다 혁신위원회가 위원장을 선출하기도 전에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인천대학교 최계운 교수가 위원장에 선출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위원장 사전 내정’과 ‘들러리 위원’ 논란을 자초했다.

상수도혁신위원회 회의는 10시에 열리고, 이날 위원장을 선출키로 했다. 그런데 시는 8시 50분께 인천대학교 최계운 교수(박근혜 정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혁신위원회가 열리기 전 배포된 보도자료에는 최계운 교수가 지속가능한 물 정책 마련, 스마트 물관리 표준화 실현에 앞장서 일하고 있는 최고의 물 전문가로 소개되고 위원장에 선출됐다고 했다.

보도자료에서 최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가 물에 대한 접근법과 시각을 바꾸고 물 관리 과학화, 혁신적 물 관리 기술 개발, 물 사용 환경 개선, 물 복지 서비스 강화에 힘써야 한다. 수돗물 사고를 겪는 인천시의 경우 스마트 물관리시스템 도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라고 위원장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에 대해 혁신위원으로 참여한 A씨는 “혁신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최계운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혹감을 감출수 없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위원들은 들러리라는 말밖에 더 되냐. 굉장히 불쾌하고 모욕적이다”고 말했다.

결국 시는 이날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다음 회의로 미뤘다. 시는 급하게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상수도혁신위원회 출범과 관련하여 혁신위원회 위원 위촉과 1차 회의결과에 수정사항(혁신위원 추가 위촉 논의와 위원장 선출)이 발생해 다음번 회의로 연기됐다”며 “오전에 배포한 보도자료 수정분을 다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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