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28일 경찰청과 공조해 전수 조사 진행

28일 오전 인천 A여고 정문 앞에서 스쿨미투 지지 집회를 진행 중인 인천페미액션 관계자와 졸업생들. (사진제공 인천페미액션)

지난 21일 인천의 한 사립여자고등학교에서 교내 성폭력과 성차별을 고발하는 ‘스쿨미투(School Me too)’가 일어난 뒤, 인천의 여성단체들과 해당 학교 졸업생들이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지역 여성단체들이 활동 중인 ‘인천페미액션’과 A여고 졸업생, 학부모 등 20여명은 28일 오전 A여고 정문 앞에서 스쿨미투를 지지하고 학생들에게 홍보하는 캠페인과 집회를 두 시간 가량 진행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A여고와 학교법인이 가해 교사를 징계하고 성평등하며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여고 졸업생은 지지글을 통해 “A여고의 교내 성희롱과 성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쿨미투 공론화 계정을 보고 놀랐던 것은 과거 겪었던 일이 현재 학교를 다니는 후배들에게도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졸업생으로서, 선배로서 더 일찍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에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대학을 잘 보내는 명문 여고가 아니라 학생이 대우받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교사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해 교권을 세우길 바란다. 어려운 목소리를 내준 재학생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스쿨미투를 한 A여고 학생들은 학교쪽에 ▲교사들의 청소년, 여성, 지역 등에 대한 비하발언을 금지와 교육 ▲고발자와 피해 학생들의 신변을 완벽하게 보장 ▲가해 지목 교사의 징계 ▲학교 내 페미니즘 교육 활성화 ▲민주적 소통을 위한 학생 민원 수리함 설치 등 5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A여고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여고 스쿨미투 페이지’를 만들고 교사들의 여성 혐오와 성희롱 발언 등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A여고 일부 교사들이 교복을 ‘시스루(속이 비치는 옷)’에 빗대어 사실상 교복이 가장 야한 옷이라는 발언을 하거나 여자 교사 실습생을 겨냥해 ‘나도 저렇게 예쁜 사람이 있으면 성추행하고 싶을거다’ 등의 발언이 담겨있다.

이 글의 댓글에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교사 성희롱 발언과 문제 행동에 대한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인천시교육청은 해당 글의 파문이 확산되자, 경찰·감사관·인권보호관·전문상담인력 등 관계자 25명과 28일 A여고를 방문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시교육청은 전수조사의 면밀한 분석 결과에 따라 수사와 감사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며, 2차 피해 방지와 다수 교원들의 분리 조치에 대비해 기간제 교사 지원 방안 등 교육과정 운영 안정화 지원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전수조사 이후 2차 가·피해 발생 시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 스쿨미투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해당 학교의 주기적 점검과 재발방지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생 불안감 해소와 조기 적응을 위해 학교폭력대응센터와 연계한 학생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 집단교육도 지원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다”며 “학교 조기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모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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