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여고 학생들 SNS에 교사들의 여성혐오와 차별발언 고발

지난 21일 SNS에 올라온 인천 A사립여고 학생들의 스쿨미투 폭로 글.(A여고 스쿨미투 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5월부터 인천지역 중ㆍ고등학교 8곳의 학생들이 교내 성폭력과 성차별을 고발하는 ‘스쿨미투(School Me too)’를 진행한 데 이어, 인천에서 또 스쿨미투 고발이 나왔다.

사립학교인 인천 A여고 학생들은 1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여고 스쿨미투 페이지’를 만들고 교사들의 여성혐오와 성희롱 발언 등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A여고 교사들의 여성혐오와 청소년 혐오적 차별발언을 공론화하기 위함”이라고 명시하고 그 사례들을 밝혔다.

먼저 “담당 교사가 기술가정 시간에 ‘시스루(속이 비치는 옷)’에 교복을 빗대어 말하면서, 교복이 몸을 다 가리기 때문에 음란한 상상을 유발시켜 사실상 교복이 가장 야한 옷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이 글에는 “다른 교사는 수업 참관 중인 여자 교사 실습생을 겨냥해 ‘나도 저렇게 예쁜 사람이 있으면 성추행하고 싶을 거다’라는 발언을 했고, 또 다른 교사는 특정 학생에게 ‘여자친구’라고 부르며 편지에 시험을 잘 보라는 말을 하고 현금을 줬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어서 “학생이 교무실에서 볼펜을 빌려달라고 하니 ‘나 유혹하지 마, 와이프한테 이른다’라는 발언을 한 교사도 있었다”며 “이 사례들 말고도 학생의 얼굴 평가나 몸 평가를 하는 사례도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이 글은 3000명이 넘는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었으며, 40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의 교사 성희롱 발언과 문제 행동에 대한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이 글의 파문이 확산되자, 인천시교육청은 A여고를 두 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향후 경찰 협조로 학생 대상 전수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A여고는 학부모들에게 ‘스쿨미투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 민주적 해결 절차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해결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쪽의 대응이 2차 가해로 이어질까봐 걱정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차 가해가 이뤄지거나 가해자가 사건을 은폐ㆍ축소하는 일이 없게 조사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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