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 인천경제청 “인구 30만 넘어야 가능하지만, 노력 중”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도폐쇄 사망 사고 발생을 계기로 영종도 지역에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 설립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 19일 인천공항에서 70대 여성 A씨가 음식을 먹다가 기도폐쇄로 의식을 잃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제1여객터미널에서 기도가 막혀 의식을 잃은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제2여객터미널 공항의료센터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이날 남편과 더위를 피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영종지역 주민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세계적인 공항이라 말하는 인천공항에서 응급 대처할 응급실이 없어서 이용객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영종지역에 응급실 있는 종합병원 설립이 절실하다”는 글을 올렸다. 22일 현재 853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청원자는 “인천공항 이용객이 응급 시설과 응급 대처를 할 닥터헬기가 없어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며 “이용객 1억명을 돌파했고 세제적 공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 주변에는 영종국제도시 주민 7만명도 거주하고 있고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있는 서구에 가려면 영종대교라는 다리를 건너 30㎞ 이상을 가야 하는 데다, 안개가 많은 섬의 특성상 영종도에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절실하다”며 “이렇게 응급 상황조차 대처 못하는 사실이 알려지면 누가 인천공항을 이용하려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경제적 논리로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 설립이 어렵다면 정책적 배려로 종합병원을 설립하던가, 아니면 당장이라도 닥터헬기를 상시 배치해야 마땅하다”며 “국가의 위신과 인명이 최우선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종국제도시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계속 들어서 인구가 급증하면서 지역주민들은 종합병원 설립 목소리를 계속 이어왔다. 영종지역에는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 없어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주민들은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통해 서구나 연수구, 급할 경우에는 이대목동병원, 세브란스병원까지 이용하는 상황이다.

올해 초 공항에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서 공항 상주직원이 3만 5000명이 넘어서고, 공항 하루 이용객이 20만명에 달하자 이런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인천시의회에서도 영종지역 종합병원 설립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인천공항의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에는 의료센터가 있지만, 상주 인원이 1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공항 규모에 비해 의료진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종지역 종합병원 설립과 관련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최근 시의회에서 “작은 규모의 종합병원이라 하더라도 지역의 인구가 최소 30만명은 돼야 설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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