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걱정되지만 선택은 글쎄…‘고개 숙인’ 판매량

▲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전 세계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GM대우를 위해 인천시가 주최한 ‘GM대우차 사랑운동 한마음대회’가 지난 달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35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GM대우를 위해 인천시와 인천지역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GM대우차 사랑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인천시민들의 선택은 냉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를 비롯한 행정기관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GM대우차 1만대 사주기 운동’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인천시는 지난달 15일부터 GM대우차 1만대 사주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 홍보전과 함께 공직자ㆍ역 향토기업 등에 구입을 호소하겠다며 구체적 판매량까지 계획을 세웠다. 시는 지난해 11월 21일 한나라당 인천시당 주관으로 국회의원, GM대우 부사장 등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고, ‘인천사랑ㆍGM대우차 사랑’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시는 공직자 구매와 판촉활동을 통해 1000대, 영업용 차량 200대, GM대우 협력부품업체 등 200대, 중소기업 CEO 500대, 일반시민 8014대를 판매하겠다는 세부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부평구도 GM대우차 사랑운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한 GM대우차사랑 TF팀을 구성해 7월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TF팀은 GM대우차 점유율을 2013년까지 부평구 공무원은 50%, 부평구 전체로는 점유율 1위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와 부평구는 지난달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GM대우차 사랑운동 한마음대회’를 개최했다. 또한 부평구는 CJ헬로비전 북인천방송과 함께 ‘GM대우 사랑 2009 신년음악회’를 1억원을 투입해 개최하는 등 GM대우차 사주기 운동을 알려나가고 있다.

1만대 사주기 운동, 실효성 미비한 것으로 분석

16일 인천시와 부평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인천지역 총 차량등록대수 64만 3280 중 GM대우 차량은 12만 6951대로 19.7%를 차지했으며, GM대우 본사와 생산공장이 소재한 부평구의 경우도 12만 5947대 중 2만 7801대로 22.1%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천시가 GM대우차 타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2008년 12월 말 현재 GM대우차는 인천시 차량등록대수에서 오히려 404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평구는 이 기간에 불과 9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GM대우차 1만대 사주기 운동이 성과를 보고 있지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GM대우 측은 2008년 11월보다 12월에 1168대가 더 판매돼 전월대비 25.7%의 판매실적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GM대우 2008년 12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내수판매는 5705대에 불과, 2007년 12월 1만 3174대보다 무려 56.7% 감소했다. 이는 2007년 한 해 동안 GM대우가 내수용으로 13만 542대를 판매했고, 지난해는 11만 6520대를 판매해 10.7%정도 판매량이 감소한 것과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인천시에서 추진하는 GM대우차 사주기 운동의 실효성이 미비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경기침체에도 인천시의 차량등록대수는 지난해 6월 63만 9412대보다 3951대 늘어난 반면, GM대우 승용차 등록 비중은 지난해 6월 이후 8월 19.9%, 10월 19.8%로 꾸준히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소비자 당기지 못하는 GM대우차, 현실적 지원 필요

▲ GM대우 부평공장 서문 전경


GM대우에 대한 지역사회의 지원이 더 구체적으로 수립돼 추진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행정기관 중심의 ‘1만대 사주기 운동’이나, 관에 우호적인 단체들만의 ‘GM대우차 타기운동’ 등으로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인천지역 21개 시민단체는 지난 11월 28일부터 GM대우차를 판매하는 대우자동차판매(주)와 함께 ‘GM대우차 타기운동’을 범시민적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1개 시민단체의 이후 활동은 미비했다.

인천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특정단체 중심이나 70ㆍ80년대 식의 관 중심으로 사람을 모아 GM대우차 사주기 운동을 선포하는 식으로는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광범위한 단체가 참가하고 자발성에 기초한 GM대우차 타기 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GM대우 차량을 구입한 한 공무원은 “GM이 인천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몇 년 더 타도 되는 차량을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큰 맘 먹고 교체했지만, 재고 차량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1만대 사주기 운동을 발표한 이후 판매 증가율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밝히기를 꺼려했다. 다만, 2008년 11월보다는 10%내외 정도 증가했다고만 밝혔다.

인천시 경제고용과 관계자는 “GM대우의 승용차종이 타 차량제조사에 비해 선택의 폭이 좁고 휴업으로 인해 재고량을 판매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는 등의 문제로 인해 당초 계획한 판매량에는 못 미쳤지만, 전월대비 10%이상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며, “당초 계획한 1만대 판매를 위해 보다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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