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평생학습도시를 찾아서(국내편)
[기획연재]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학습도시 어떻게 만들어야하나?

<편집자주> 부평구는 2005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이후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이러한 평생학습도시의 혜택을 받으면서도 평생학습과 평생학습도시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상태다.

또한 부평구의 평생학습이 지역의 특성을 찾고 주민들의 생애주기별 계획을 세워 거기에 맞게 평생학습 사업을 진행하기보단 일정 계층을 위한 강의 위주로만 머무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평생학습과 평생학습도시의 개념, 부평구의 현황과 성과 등을 짚어본 후 국내는 물론 국외의 타 지역 사례를 통해 부평구 평생학습도시가 나아가 방향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학습도시 어떻게 만들어야하나?

1. 평생학습도시란 무엇인가?
2. 평생학습도시 부평구의 현황과 성과
3. 평생학습도시를 찾아서(국내편)
4. 평생학습도시를 찾아서(국외 일본편1)
5. 평생학습도시를 찾아서(국외 일본편2)
6. 부평구 평생학습 도시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1. 전국 최초 평생학습 도시 ‘광명시’

▲ 광명시 평생학습원 2층의 어린이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어린이.
우리나라 최초의 평생학습도시인 경기도 광명시는 ‘학습이 권리이자 생활인 평생학습사회를 지향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평생학습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수도권의 서부에 위치한 경기도 광명시는 면적 38.5㎢ 중 개발제한구역이 66.2%이며 18개동으로 구성돼 31만 4000여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연간 예산 3900억원의 재정규모를 가진 도시다.

교육부가 평생학습도시 지정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1999년부터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하고 평생학습센터를 개관한 광명시는 우리나라 타 평생학습도시에 비해 앞서나가고 있음을 자부하고 있다.

광명시가 평생학습도시에 관심을 가진 것은 도시 자체적인 특성 때문이다. 광명시는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 도시라 생활과 교통이 편리한 반면, 도시의 6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인데다 도시 여건상 문화시설과 생산기반 시설이 부족해 인구 이동이 잦은 도시다. 이로 인해 시민들을 도시에 정착시킬 매개체가 필요했고 이를 평생학습도시로 정한 것이다.

광명시는 2001년 평생학습도시 건설을 위한 1차 5개년 계획을 수립했으며, 2002년에는 철산3동에 평생학습원을 건립하고 시민중심의 평생학습도시를 만들고 연구하기 위해 성공회대학교에 평생학습원 운영을 위탁했다. 2004년에는 2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005년에는 시청에 국 단위의 평생학습사업소를 신설했으며, 2007년에는 평생학습정보넷(www.gmlll.net)을 구축하고 2008년에는 서강대학교에 운영을 맡겼다.

광명시평생학습정보원에는 20여명의 직원이 평생학습 업무를 맡고 있으며, 지식정보사업소 산하 평생학습청소년과 평생학습지원팀 직원 3명이 평생학습을 담당하고 있다. 평생학습원은 사무실과 여러 개의 강의실, 평생학습동아리연합회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1층에는 학습상담실, 2층에는 어린이 도서관이 있다.

2007년 구축한 광명시평생학습정보넷은 광명시의 평생학습에 대한 모든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 포털사이트로, 시민들이 학습한 결과를 평생학습계좌에 등록하고 누적·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어린이도서관학과·실버정보교육학과·미술치료학과 등 대학교육 수준에 해당하는 광명시민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광명시평생학습원은 추후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점은행제에 맞춰 시민대학 수료 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민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광명지역학 3회 강좌를 모두 수강해 지역의 특성을 배우고 자원봉사에도 10시간을 참여해야한다.

아울러 시민제안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시민 10명이 모여 자신이 받고 싶은 평생학습을 제안할 수 있으며, 심사를 통해 강좌를 개설하고 운영할 수도 있다.

광명시의 평생학습도시 사업은 평생학습동아리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활발한 학습동아리의 활동들이 광명시의 큰 자랑거리다. 현재 150여개의 학습동아리가 활동하고 있으며, 학습동아리연합회를 구성해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정기적인 지역사회 연계사업과 회장단 회의, 회원 교육, 소식지 발행 등을 진행하고 있다.

광명시평생학습동아리 부회장이자 ‘징검다리’, ‘웹디아작’ 등 2개 학습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미현(50)씨는 “상담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동아리와 연을 맺게 됐고, 공부를 하다가 평생학습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평생학습을 알게 됐다”며 “우리지역의 평생학습은 특히 내가 하고 싶은 학습을 만들어가면서 받을 수 있고 배운 것을 나눌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2. 전국 최초 평생학습나눔터 운영 ‘연수구’

▲ 연수구청 1층에 위치한 평생학습나눔터에서 한 주민이 평생학습 관련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03년 인천시에서 가장 먼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은 연수구는 ‘학습을 통해 만나는 즐거움’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연수구는 인천시 남쪽의 해안선을 따라 위치했으며, 도시계획에 의해 조성된 신흥계획도시로 11개 동을 포함한 면적 33.76㎢, 인구 약 27만명으로 재정규모 약 1660억원의 도시다.

구민이 필요로 하는 모든 학습정보를 제공하고, 구민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함으로써 ‘평생 배우며 살아갈 수 있는 학습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연수구 평생학습도시의 목표다. 이를 위해 연수구는 교육홍보과 안에 평생교육팀과 평생학습센터팀 등 2개의 팀을 두고 직원 7명이 연수구의 평생학습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003년 평생학습 시설을 확충하고 평생학습협의회와 평생학습센터를 설치한 연수구는 2005년 ‘1인 1동아리 갖기 운동’을 시행하고 2006년부터는 평생학습나눔터(Learning shop)를 설치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인천지역 전체 평생학습을 담당하는 인천평생학습관도 같은 해 연수구에 설치됐다.

평생학습도시로서 연수구의 가장 특징적인 사업은 전국 최초로 설치된 평생학습나눔터다. 연수구의 구민들은 어떤 평생학습을 받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평생학습나눔터를 찾아 자신에 맞는 맞춤형 학습상담을 받고 평생학습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구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연수구청 1층 로비에 설치한 평생학습나눔터에는 항상 2명의 학습설계사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 전역과 연수구 평생학습기관들의 프로그램 목록이 강좌별, 대상별, 금액별로 비치돼있다.

연수구 평생학습센터 관계자들은 연수구가 평생학습기관들의 네트워크가 잘 돼있다고 평했다. 연수구가 평생학습을 위한 특별한 강의실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지만, 언제든지 평생학습 강의를 위한 공간이나 평생학습동아리 활동을 위한 공간이 필요할 때는 네트워크를 통해 쉽게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평생학습에 참가한 주민들이 다시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1도시 1특성화’사업으로 평생학습 지역자원활동가 아카데미를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운영하는 등 지역자원활동가 육성을 중점 사업으로 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는 북스타트 사업도 평생학습 업무의 하나로 맡아오고 있다.

주지혜 평생학습센터 담당자는 “평생학습도시를 위해서는 자치단체장의 마인드가 중요한 것 같다”며 “교육위원 출신인 구청장으로 인해 연수구는 구민들의 평생교육에 대한 생각을 바꿔내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스럽게 평생학습도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3. 국 단위 대규모 평생학습 담당 부서를 둔 ‘순천시’

▲ 2008 전국평생학습축제에서 순천시는 도서관 관련부스를 따로 마련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진은 작은어린도서관 회원들의 사진이 담긴 저금통 조형물.
2008년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 순천만에서 전국평생학습축제를 개최한 전라남도 순천시는 2003년 9월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다. 2004년 순천시는 시청 내 평생학습을 담당하는 평생학습문화지원센터를 국 단위로 설치했으며, 같은 해 12월 기초자치단체부문에서 평생학습 대상을 수상했고 국제화교육특구로 지정됨과 동시에 과학문화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청 내 설치된 국에는 3개의 과와 13개의 팀 60여명의 담당직원을 두고 있으며, 순천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담당직원 중 40여명이 평생교육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 2010년에는 400억원 규모의 평생학습관 등 시민교육문화공간도 조성될 예정이다.

순천시는 907㎢의 면적에 인구 27만명, 24개 읍면동에 재정규모 6000억원의 도시다. 순천시는 도·농 복합도시이기에 도시와 농촌을 통합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평생학습도시로 출발했다.

순천시는 어린이·청소년·성인·노인 등으로 시민들의 생애단계를 나누고 생애단계별로 평생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해 총 35개의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60개소로 작은도서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북스타트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책 읽는 사회분위기 조성과 참교육, 지역공동체 의식 제고를 위해 책 한 권 읽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성인들을 위한 친환경 농업대학, ‘웃장 상인대학’, 찾아가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2010년 ‘한글을 모르는 시민 없는 도시 만들기’를 위해 노인을 대상으로 한 한글작문교실 등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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